정부, 불리한 통계자료 제외 논란
○ 불리한 통계 감춘 정부
1분위의 비노인과 노인가구의 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실업이 그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1분위 가구주의 취업상태 비율을 보면 생산직 근로자, 자영업자, 사무직 근로자 등 모든 분야에서 취업자 비중이 감소했다. 이와 달리 무직자 비율은 1년 만에 8.1%포인트 늘어 57.2%에 달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한계계층을 고용 울타리 밖으로 내몰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또 사업소득 감소에서 알 수 있듯 자영업자도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 취약계층 일자리 줄어든 현실 직시해야
총 소득이 줄다 보니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도 줄고 있다. 1분기에 1분위의 가처분소득은 12.8% 줄었다. 이어 2분위(―7.1%), 3분위(―3.0%)의 가처분소득 감소 폭도 컸다. 소득 하위 60%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줄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핵심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처분가능소득을 높이고, 이것이 소비를 활성화시켜 결국 경기가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보사연의 소득통계에서 이 같은 이상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는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소득만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긍정적 영향이 90%’라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한계계층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인구구조와는 별개로 30, 40대 취업자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현실로 받아들이고 정책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통계만 골라 쓰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다”며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