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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행사 능숙한 싱가포르, 텔레그램으로 실시간 취재 안내

입력 | 2018-06-11 02:45:00

[김정은-트럼프 싱가포르 도착]전세계 2500명 몰린 미디어센터
각종 자료-동영상 곧바로 올려… 뛰어난 행정능력 높은 평가 받아
리셴룽 총리 직접 찾아 점검도




F1경기장에 마련된 미디어센터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내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취재진이 북-미 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작성하거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TV들 위로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싱가포르=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의 뜨거운 폭염도 ‘세기의 회담’에 걸맞게 달아오른 전 세계 매체들의 ‘취재 열기’보다 뜨겁지 않았다.

1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포뮬러원(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IMC)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 2500여 명이 등록했다. IMC는 당초 오전 10시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기자들의 줄이 길어지자 1시간 당겨 오전 9시에 개장했다.

약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IMC는 그 규모가 워낙 커 내부엔 빈자리도 듬성듬성 보였으나 2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는 이미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선착순으로 자리를 맡는 방식이어서 책상마다 자신이 소속된 회사명을 표기해 붙여 놓을 정도로 자리 쟁탈전도 치열했다. 테이블 전체가 대규모 취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BBC, 일본 NHK 등이 적힌 종이가 책상을 뒤덮어 시선을 끌었다.

이날 IMC에 가장 활기가 돌았던 순간은 낮 12시 리셴룽 총리가 하얀색 고급 세단을 타고 도착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던 때였다. 그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소감이 어떠냐는 등 즉석에서 질문이 쏟아졌지만 리 총리는 현장에서는 입을 굳게 닫았다. 케이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장관은 ‘앞으로 회담 준비를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항상 최악의 상황에 준비해야 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싱가포르 당국은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2000명에 달하는 취재진에 회담 관련 정보를 일괄적으로 보내는 등 뛰어난 행정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4일 개설된 ‘북-미 정상회담’이란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엔 현재 1200여 명의 취재진이 등록돼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성명과 촬영한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방에 게재되고 있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도착할 때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관련 자료와 사진 및 동영상을 텔레그램으로 전송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몰려든 기자들이 타전하는 뉴스로 전 세계 주요 언론은 메인 기사를 시시각각으로 바꿔가며 현지 상황을 생중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트럼트 대통령의 도착을 두고 “전투적이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모습은 현저한 대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왕실 결혼식만큼 인파가 몰리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이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출발하는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기자들과 함께 호기심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영국 BBC방송은 “김 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리더와 만나는 것 자체로도 이미 승리를 쟁취했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도 북한과 미국 정상의 싱가포르 도착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일요 주례미사에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를 위한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긍정적인 길로 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특별한 우정과 기도를 거듭 보낸다”며 성공을 기원했다.

싱가포르=한기재 record@donga.com / 주성하·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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