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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마주 서다… 北-美 정상 10일 싱가포르 도착

입력 | 2018-06-11 02:45:00

트럼프 “북한에 단 한번의 기회”… 김정은, 리셴룽 면담 “노력 감사”
“김정은, 12일 회담후 오후 2시 귀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틀 전인 10일 싱가포르에 잇따라 도착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운명을 건 세기의 ‘핵 담판’이 시작됐다. 중국을 제외하고 사실상 첫 국제외교에 나선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도착하자마자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갖고 ‘정상국가’를 목표로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외교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김정은은 이날 오후 2시 반경(현지 시간) 중국 정부가 내준 에어차이나 전용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은 김정은의 싱가포르행을 위해 시간차를 두고 김정은의 전용기 ‘참매 1호(IL-62)’ 등 3대의 비행기를 순차적으로 띄우며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연막작전을 펼쳤다. 북한 지도자가 중국 외 다른 국가를 방문한 것은 1986년 김일성이 옛 소련을 방문한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김정은은 도착 후 4시간 만에 싱가포르 이스타나궁에서 리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김정은은 “조미 상봉(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북한 인민들의 재능이 발휘될 날이 오길 희망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반경 파야 르바르 공군기지를 통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기자들이 기분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다(very good)”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출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북한에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만나면 1분 안에 알 수 있다.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정상회담 합의문을 마무리하지 못한 북-미는 회담 하루 전날인 11일에도 의제 협상을 통해 막판 조율에 나선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와 비핵화 시한을 명시하느냐가 두 정상의 담판에 달린 것이다.

한편 김정은이 회담 당일인 12일 오후 2시 평양으로 돌아가는 계획을 잠정적으로 마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정상이 비핵화 시간표 등 큰 틀의 합의 도출만 시도한 뒤 반나절 만에 회담을 끝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먼저 회담장에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담 당일 오전 회담에 이어 오후에도 회담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문병기 weappon@donga.com·한기재 / 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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