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동아일보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1일 사전투표 후 특정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해 불법 선거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 “누굴 선거운동 해준 것도 아니고 단순히 투표 후 누구에게 투표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위반이라고 시비를 걸고 있다. 그 정도는 나도 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파 배현진 후보 유세를 하면서 사전투표를 했다. 나는 모두 2번 후보를 찍었다. 그랬더니 어느 분이 교육감은 누구를 찍었습니까 하길래 박선영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내가 누구를 지지하는 선거 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투표했다고 말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아예 야당대표는 입닫고 선거하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홍 대표는 “북풍이 선거의 전부가 아니다. 선거는 민생”이라며 “지난 1년 동안 내 형편이 나아졌다면 자녀들 취업이 잘되고 있다면 1번을 찍으시고 그 반대라면 2번을 찍는 것이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부의 좌파 경제정책을 바꿀려면 이번 기회밖에 없다”며 “민생과 견제가 이번 선거의 본질이다. 6/13 모두 투표장으로 가서 2번을 찍어 문 정권의 사회주의 경제 정책을 바꾸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서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배현진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사전 투표에서) 교육감은 박선영 후보를 찍었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선영 후보는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단일 후보’를 자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홍 대표가 공개적으로 보수 정당 출신 박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선언한 것은 한국당 지지층의 표심을 움직이기 위한 것”이라며 “홍 대표는 불법 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진보 성향인 조희연 교육감 후보 측도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선관위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며, 검찰 고발 등 더 강력한 수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