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연수생 위장여부 추궁 상속세 탈루 의혹 조양호 회장… 경찰, 자택 경비비 대납 혐의 수사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11일 출입국 당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이사장이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이사장의 큰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4)은 지난달 24일 같은 혐의로 이곳에서 먼저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 이 전 이사장을 상대로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입국시켜 가사도우미로 고용했는지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도착한 이 전 이사장은 ‘대한항공에 직함이 따로 없는데 가사도우미 고용을 비서실에 직접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했다”고 부인했다. 또 ‘가사도우미들에게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을 시도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출입국 당국은 앞서 공개된 4통의 대한항공 내부 e메일 등을 근거로 이 전 이사장이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물색하고 고용한 모든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e메일에는 ‘사모님 지시’로 가사도우미를 의미하는 ‘연수생’의 입국과 비자 발급, 출국 등을 준비하라는 내용들이 나온다.
지난달 18일부터 내사를 벌여온 경찰은 해당 경비업체 소속 전·현직 직원과 업체 임원 등 14명을 조사하고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먼저 원 씨를 불러 조사한 뒤 조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허동준 hungry@donga.com·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