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서 잔뼈 굵은 송영중 부회장, 최저임금 논의때 勞편들기 논란 1주일만에 출근 “사퇴 뜻 없다”… 손경식 회장 “회장단과 논의”
송 부회장은 10일까지 약 1주일가량 결근해 구설에 올랐다. 이로 인해 사퇴설이 불거지자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 출근해 손경식 회장 주재 간부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1시간여 만에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그는 “노코멘트”라고만 하고 경총을 떠났다.
손 회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송 부회장의 친(親)노동 행보에 대해 경총회장단의 불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도 더러 했다.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 거취에 대해서는 “본인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궁극적으로는 회장단의 생각이 중요하다. (회장단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송 부회장 거취는 회원사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송 부회장 퇴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경총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회장단에서 송 부회장에 대한 불만을 경총에 전하고 있다”고 했다. 손 회장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송 부회장을 앞에 두고 “앞으로 사무국 일은 내가 챙기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 내부 갈등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국회 논의 당시 경총이 노동계와 같은 목소리를 냈던 것이 불씨가 됐다. 지난달 여야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고 경총도 당초 이를 지지했지만 돌연 “다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국회는 심사를 중단해 달라”고 발표해 비판을 받았다. 국회 논의를 반대하는 양대 노총과 사실상 같은 입장을 취한 것으로, 이 발표는 송 부회장이 주도했다. 논란이 일자 경총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송 부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노총 편을 든 게 아니라 부작용을 우려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총 내부에서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송 부회장은 2009년까지 노동부 국·실장을 지내 노동계에 발이 넓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유일한 단체가 현재 경총뿐인 만큼 사태가 잘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