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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림·제이미 리 부부 "바이올라.AI로 연애 그 이상을 경험하길"

입력 | 2018-06-12 13:34:00


런치 액츄얼리 그룹 공동창업자들. (좌측부터) 제이미 리, 바이올렛 림, 잠 옹.(출처=IT동아)


우리나라 데이트 앱 종류가 다양하다. 스마트 기기에 있는 앱스토어에 검색만 해보면 수백 가지에 달할 정도. 작은 시장이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포화 이상인 상태다. 통계청 자료(2016년)에 따르면 20~34세에 해당되는 남성은 약 457만 명, 여성은 약 461만 명이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 39세까지로 확장하면 남성은 약 651만, 여성은 약 65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기혼과 비혼 인구를 고려해도 약 200만~300만 명 가량의 남녀가 자신에게 맞는 이성을 찾고 있는 셈이다.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국내가 아닌 해외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남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세를 넓히고 있는 런치 액츄얼리 그룹이 개발한 바이올라.AI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하반기에 국내에 소개된 바이올라.AI는 흥미롭게도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이 결합된 데이팅 서비스다.
 
또 하나 놀라운 부분은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런치 액츄얼리 그룹의 창업자가 부부라는 점이다. 바이올렛 림(Violet Lim)과 제이미 리(Jamie Lee)가 그 주인공. 데이팅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것도 놀랍지만 부부가 운영한다는 이야기에 흥미가 느껴졌다. 이들은 왜 블록체인에 눈을 돌렸을까? 그리고 기술이 사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두 사람이 일을 시작한 계기도 궁금했다. 이에 두 창업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추가로 공동창업자이자 총 기술책임자(CTO)를 역임 중인 잠 옹(Zam Ong)도 함께 자리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독특한 이력의 기업

바이올라.AI를 개발한 런치 액츄얼리 그룹은 이력이 조금 독특하다. 2004년 설립한 기업으로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이 분야(데이팅 서비스)에서는 동남아시아 최대 기업이 되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이 주 서비스 지역이다. 오로지 남녀 관계를 이어주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여기까지 왔다.

바이올렛 림과 제이미 리는 부부다. 둘은 각각 공동설립자이면서 최고경영자(CEO)와 비즈니스 개발 부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런치 액츄얼리 그룹을 설립하고 1년 뒤 결혼에 성공, 이후 서비스 방향을 서로 논의하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운영해 성공을 거뒀다.
 
"우리는 함께 사업을 하면서 운이 좋았고, 이를 같이 나누자는 목표로 시작했어요. 여기까지 오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하지만 운영하면서 절대 구멍가게로 남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바이올렛 림 CEO는 런치 액츄얼리 그룹을 함께 운영하게 된 이유와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싱가폴을 넘어 다수의 동남아 국가와 일본 등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그녀는 성장을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논리에 맞춰 나아가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제이미 리 런치 액츄얼리 그룹 비즈니스 개발 부장.(출처=IT동아)


부부니까 혹시 있을 불화 또는 다툼에 의해 기업 운영이 흔들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제이미 리 부장은 "나는 내성적이지만 아내는 회사의 얼굴이나 다름 없어 적극적"이라면서, "그러나 강점인 분야가 다르고, 각자 이거다 싶으면 추진하는데 서로의 조언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녀 또한 "창업 초기에는 생각이 많아 자주 충돌했지만 궁극적으로 운영에 있어 도움이 될 때가 많아 서로를 듣고 따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더 완벽한 이성간 만남을 위해 도입된 '블록체인'

최근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에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이다. 사용자가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이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취향을 확인하고 이를 차후 상대방 소개에 반영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기자도 여럿 사용해 봤다. 그러나 아무리 내 취향의 상대방을 선택 했어도 응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 없다. 결국 소개에 필요한 비용만 소모될 뿐이다.

이번에는 블록체인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이 기술을 도입한 계기를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실존하지 않거나, 혹은 봇(기계)이거나 사기이거나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라는 것.
 
바이올렛 림 CEO는 "우리는 14년 전에 오프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했었어요. 마치 한국의 듀오와 같은 남녀 매칭 서비스 말이죠. 이후 시대의 흐름을 따라 온라인에 진출하게 됐는데, 서로 다른 환경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후 바이올렛.AI를 준비하며 이를 고민하다 나온 해결책이 블록체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장점으로는 정보의 분산이다. 현재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계에 적용하고 있지만 바이올라.AI는 신분 인증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결제 서비스에 두루 적용하게 된다. 정확한 관계 정보, 예로 미혼인지 기혼인지, 나이는 몇인지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기반한 간단하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 정보를 요구하게 된다. 이 정보는 블록체인 내에 저장하지 않는다.

그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데이팅 서비스 참여자 중 남녀 비율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오프라인은 여성이, 온라인에는 남성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상대적으로 여성 회원이 믿음을 중시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란다. 상대방이 잘 나타나지 않는 데이팅 앱을 쓰던 사용자는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소위 '남탕'을 이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바이올라.AI는 가장 많은 여성 회원의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가능한 것. 물론 이는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믿음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면 불가능은 아니다. 국내 서비스 이후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블록체인만 도입한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실제 사람(참여자)들의 경험을 더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데이트에 필요한 정보나 이미지 코칭 등에 쓰이고 여기에 참여자들은 그 동안 만났던 이성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며 자기소개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빈틈이 거의 없으니 남녀 사용자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바이올라.AI 내의 인공지능도 학습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한다.

아무리 신뢰를 갖는 구조여도 마음 먹고 부정을 저지르려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에 바이올렛 림 CEO는 현재 런치 액츄얼리 그룹의 서비스는 오프라인 데이팅 이후 참여자의 솔직한 의견을 받고 있다고 한다. 바이올라.AI도 마찬가지라고. 상대방이 이 앱을 쓰면 안 되는 사람인지, 잠재적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받아 해당 사용자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의도적으로 악의를 품고 이를 행한다면 막을 길은 사실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되도록 범죄를 꿈꾸는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앱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이를 위해 강력한 보호장치를 더해 막아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올라.AI의 인증 절차 자체도 번거롭게 만들었단다.

이런 구조를 제안한 것은 다름 아닌 제이미 리였다고. 그는 사업을 약 13년 째 이어오던 중 여러 고질적 문제들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들이다. 그렇다 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다 보니 나타난 것이 블록체인. 그러나 막연히 발견했어도 이를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때 지금의 총 기술책임자인 잠 옹이 나타났다.
 
"처음 우리가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당시 기술적 관련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법학과 인사관리를 전공했고, 남편(제이미 리)은 회계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잘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열정을 가지고 우리와 함께 IT분야에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았고, 12년 전에 지금의 CTO가 합류했습니다."

잠 옹 런치 액츄얼리 그룹 CTO.(출처=IT동아)


그가 합류하고 나서 사업을 혁신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바이올렛 림 CEO. 항간에는 블록체인이 인기니까 숟가락을 올린 것 아니냐고 비아냥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늘 흐름에 따라 진화해 왔고 이를 따라가다 보니 지금의 블록체인까지 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애라는게 어떻게 보면 개인사라서 개인적 이야기에 집중할 것 같지만 이건 사실 기술 발전과도 연관이 깊어요. 우리가 14년간 해왔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블록체인입니다. 지금도 우린 발전하고 있어요. CTO는 지금도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관련 기술에 대해 끊임 없이 연구하고 배우고 있기도 합니다."
 
잠 옹 총 기술책임자는 이 분야에서 인공지능 자체는 신선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약 7년 전, 이지 데이트라는 컴퓨터 데이팅 서비스가 있었는데 그것도 자세히 보면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였다고 한다. 단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최근 주목 받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그래도 그는 지금도 배우는 중이라며 겸손해 했다.

한국 포함해 개인에 맞는 서비스 제공 위해 계속 진화할 것

바이올라.AI는 런치 액츄얼리 그룹의 사업 노하우가 집약된 서비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실제 정보와 축적된 지식을 담은 인공지능과 함께 그 동안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의 문제들을 극복한 블록체인 시스템, 가입해 실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정보들이 더해진다. 이제 시작한 서비스지만 개인에 맞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진화를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 바이올렛 림 CEO의 포부다.

현재 MVP 서비스는 영문으로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여기에는 미혼/기혼 상태에 따른 맞춤 상담과 컨시어지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일부 핵심 기능은 블록체인의 결과물 중 하나인 바이올라 토큰(암호화폐)으로 운영된다. 러브 액츄얼리 그룹은 현지 사람들이 자연스레 접할 수 있도록 지역 특화 답변과 서비스도 준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경험과 트랙 레코드가 많아요. 최근 데이팅앱 서비스는 오프라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반대로 앱이 성공하지 않거나요. 하지만 우리는 오프라인으로 시작해 앱도 성공했어요. 때문에 우리는 빠르게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여성 회원 수가 많지만 더 늘리고자 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구요."

바이올렛 림 런치 액츄얼리 그룹 CEO.(출처=IT동아)


바이올렛 림 CEO는 바이올라.AI로 국내 데이팅 앱 서비스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남녀 회원의 확보, 이를 위해서는 투명한 운영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사람은 바이올라.AI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이트 앱은 그저 상대방을 만나도록 다리만 놓아주면 끝이지만 그 이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연애와 그 이후다. 이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핵심은 여기에 있다. 연애 중일 때는 상대방에게 줄 선물이나 이벤트를 바이올라 토큰을 활용해 구매할 수 있고, 결혼 준비와 그 이후에도 토큰으로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바이올라.AI는 데이트만 아니라 관계 조언자(어드바이저)로 그 이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데이트 시장에만 집중하면 좁아요. 시야를 넓히면 더 활발해질거라 봅니다. 하나로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연애 중일 때부터 프로포즈나 결혼 등 그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분주히 준비할 생각입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는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바이올렛 림, 제이미 리 부부가 뿜어내는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어떻게 보면 그냥 부부가 운영하는 데이팅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으므로 지금의 런치 액츄얼리 그룹과 바이올라.AI가 탄생할 수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