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지방선거]‘미니총선’ 12곳중 11곳 유력
“당선 축하” 함박웃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해 보이는 후보의 이름 옆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추 대표 오른쪽은 윤호중, 이석현 의원.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민주당 11, 한국당 전멸 위기
14일 오전 1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재·보선 개표 현황에 따르면 지역구 12곳 중 민주당 후보가 11곳에서 1위다. 한국당은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의 김천에서 송언석 후보가 무소속 최대원 후보와 경합 중이다. 민주당은 김천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충북 제천-단양도 민주당 이후삼 후보가 한국당 엄태영 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유력하다. 한국당 배덕광 전 의원 지역구이던 부산 해운대을도 한국당 김대식 후보가 민주당 윤준호 후보에게 밀렸다. 이 추세가 굳어지면 12곳 중 민주당이 11석, 무소속과 한국당이 나머지 1석을 놓고 다투게 된다.
민주당이 20대 총선 때 반문(반문재인) 돌풍에 밀려 국민의당에 내줬던 호남 주도권을 회복할 발판이 마련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민주평화당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연승하며 입지를 넓힌 것. 광주 서갑에선 전대협 4기 의장 출신으로 네 번째 도전 만에 민주당 송갑석 후보의 원내 입성이 유력해졌다. 국민의당 지역구였던 전남 영암-무안-신안도 민주당 서삼석 후보가 1위다.
○ 범여권 안정적 원내 과반, 개혁법안 처리 동력
최근 민주당 현역이 광역단체장에 대거 출마하면서 여야의 원내 의석 수 분포는 범여권(143석), 범야권(145석)으로 아슬아슬하게 양분돼 왔다. 범여권 143석은 민주당(119석), 공동 교섭단체 ‘평화-정의’(20석), 범여권 성향 무소속(3석) 등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국민의당 의원 40명의 ‘표 계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각종 개혁법안,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사안마다 야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거치며 범여권은 의석 수를 153∼154석으로 크게 늘렸다. 민주당 의석 수가 최대 130석까지 늘어나는 데 따른 것. 동원 가능한 의석 수가 각종 법안 처리 기준인 반수를 훌쩍 넘긴 것이다. 나아가 소속은 바른미래당이나 평화당과 공조하는 비례대표 의원 3명을 포함하면 범여권이 실질적으로 동원하는 표는 2, 3표 더 많다. 이에 따라 보유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등 집권 2년 차 문재인 정부의 각종 개혁법안 처리 등에도 힘을 실을 수 있다.
○ 여야, 원 구성 협상부터 장기화 예상
그러나 민주당에 유리한 원내 환경이 조성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정의당과 평화당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 상황. 4당 체제에서 여야 셈법이 다른 데다 아직 구성하지 못한 원 구성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여야가 미뤄둔 국회의장, 부의장 선거에서도 여야는 동상이몽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문희상 의원을 일찌감치 의장 후보로 선출했지만 야당에서는 1당이 의장을 맡는 관례를 깨고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13일 통화에서 “평화와 정의도 국회의장,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보수 야권의 재편 흐름을 봐가면서 무소속 등 일부 의원을 전략적으로 영입하며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화당과의 연정이나 합당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의원은 “평화당은 민주당과 티격태격하면서도 ‘한 식구’라는 동료의식이 있다”면서도 “사안별 협조가 가능한 만큼 연정은 몰라도 ‘명분’이 없는 한 당장 통합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