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 정우택 의원이 6·13지방선거 참패에 “보수는 죽었다”면서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정당 사상 초유의 무겁고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죄스럽고 참담한 심경으로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대변했어야 할 저희가 그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못난 모습을 보였다”며 “그동안 보내주셨던 뜨겁고 값진 사랑에 도취해 이번에도 기회를 주실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며 반성했다.
이어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돌보기는커녕 밥그릇 싸움, 집안싸움에 골몰했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동북아 안보 여건 속에서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일도 게을리 해 철학없는, 영혼없는 보수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자평했다.
정 의원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하나하나 돌이켜보고 가슴에 새겨 실천하겠다”며 “보수의 부활과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백의종군’할 것을 촉구하는 등 홍 대표와 각을 세운 바 있다.
정 의원은 선거 전날인 12일 “전당대회 개최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 대표 선거에)출마를 한다 안 한다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중앙에서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