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여당 압승]판문점선언에 ‘김정은 대통령’ 비하
‘이부망천’ 발언 등 측근들도 구설
안철수, 캠프 해산후 15일 미국행… 측근 “일주일 안팎 머무르다 올것”
‘빨갱이, 바퀴벌레, 연탄가스, 암 덩어리….’
6·13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년간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이들을 향해 거친 막말을 쉼 없이 쏟아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외골수적 사고를 그대로 내보인 홍 전 대표의 막말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성향이지만 홍준표의 한국당에는 도저히 표를 줄 수 없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당내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향해 ‘바퀴벌레’ ‘연탄가스’ ‘암 덩어리’ ‘고름’이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3월 당내 비홍(비홍준표) 세력이 지방선거에 홍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틈만 나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온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가 결정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지방선거 슬로건도 민심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슬로건은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면 나라가 북한 또는 좌파에 넘어간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물러나면 한국당을 지지하겠다는 국민이 많을 정도로 민심과 괴리가 컸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선거 막판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의 후폭풍으로 한국당을 탈당한 정태옥 의원을 대변인으로 두고, 비서실장을 지낸 염동열 의원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 등 대표 주변 인사들도 구설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에 그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후보는 15일 딸 설희 씨의 스탠퍼드대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제 딸이 일요일(17일)에 박사학위를 받는다. 주말을 이용해 잠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중도 사퇴를 했던 2012년 대선 당일에도 미국으로 출국해 휴지기를 갖고 80여 일 만에 귀국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에는 일주일 안팎으로 짧게 머무르다 올 것”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