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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겨뤄왔다, 이젠 마침표 찍자… ‘세기의 라이벌’ 메시-호날두

입력 | 2018-06-15 03:00:00

독보적 기량 엎치락뒤치락
축구선수 모든 영예 누렸지만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 없어
마지막일 수도 있는 러시아선 ‘화룡점정’ 과연 누가 이룰까




현존 최고 스타로 손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월드컵 ‘라이벌 경쟁’에 돌입했다.

소속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수차례 들어 올린 둘에게 단 하나 부족한 것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그런 그들을 두고 외신은 “서른을 넘긴 두 축구 스타가 이번 대회 이후 동시에 월드컵에 나서는 모습을 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나이를 감안할 때 어쩌면 둘에게 이번 대회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숙제를 풀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지난 10년간 호날두와 메시는 축구계 최고 스타의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던 라이벌이다.

호날두는 2007∼20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리그 득점왕(31골)에 올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을 밟았다. 그해(2008년)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날두는 1년 뒤 레알 마드리드(레알)로 이적(2009년)한 뒤에도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레알에서 UCL 정상을 네 번 밟은 그는 2013∼2014년, 2016∼2017년 발롱도르를 차지한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에서는 최고의 경험을 하지 못했다.”

2014년 호날두가 발롱도르 수상 소감으로 전한 말이다. 그에게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무대가 월드컵이란 얘기였다. 이 소감을 전하던 그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가 이끈 포르투갈은 조별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열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4강,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호날두는 ‘유로 2016’에서 맹활약하며 포르투갈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월드컵은 그 이상의 무대였다.

“월드컵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쳐 괴로웠다.”

최근 메시가 외신을 통해 전한 말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 0-1로 져 우승을 아깝게 놓쳤을 때의 심정을 떠올린 것이다. 2009년을 비롯해 지난 10년간 호날두와 같은 수의 발롱도르를 수상(5회)한 메시에게도 월드컵은 그가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무대로 남아 있다. ‘마법사’로 불리며 드리블과 득점력에서 현존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메시는 이번 대회 남미 지역예선에서 한때 6위로 뒤처지며 탈락의 위기에 빠져 있던 조국을 본선까지 끌어올렸다. 이 기간 예선 18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뽑아낸 19골 중 7골(팀 내 최다)이 메시가 기록한 골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와 메시는 늘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영원한 축구의 전설로 남아 있는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58)와 ‘황제’ 펠레(78)의 반열에 오르려면 두 선수 모두에게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마라도나는 1986년 월드컵, 펠레는 1958년, 1962년, 1970년 월드컵 우승을 맛봤다. 마라도나와 펠레는 개인의 역량으로 단숨에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며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소속 리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호날두와 메시지만 월드컵에서는 이런 정도의 카리스마와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결국 둘 간의 대결로만 해석한다면 이번 월드컵은 라이벌 대결의 정점을 찍는 대회라고 볼 수 있다. 또 두 선수가 축구 ‘황제’(펠레)와 ‘신’(마라도나)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를 평가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16일 스페인과,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같은 날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호날두와 메시의 월드컵 레이스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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