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강제추행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업무상 위력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위력 행사와 성폭력의 인관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이어 “성관계는 있었지만, 의사에 반해서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합의된 성관계’라는 주장을 법정에서 재확인한 것.
이날 안 전 지사가 직접 법정에 나와 입장을 밝힐 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안 전 지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준비기일은 향후 재판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 사항 등을 미리 논의하는 절차로,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재판은 김 씨에 대한 혐의로만 진행된다. 성폭력 관련 혐의로 안 전 지사를 두 번째로 고소했던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와 관련한 혐의는 공소사실에서 빠졌다.
핵심 혐의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이다. 안 전 지사가 실제로 위력을 행사했는지를 어떻게 법적으로 증명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피해자 김 씨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요지로 향후 열릴 심리 전체를 비공개로 진행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병구 부장판사는 “2차 피해 부분을 재판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심리 전체 비공개가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본격적인 공판은 다음 달 첫째 주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열리며, 피해자 김 씨에 대한 심문은 다음 달 6일 공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