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약국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30대 여성 종업원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5일 끝내 숨졌다. 이에 범인은 살인 혐의를 받게 되었으나 누리꾼 일부는 벌써 감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포항 약국 흉기난동 가해자의 정신과 치료 이력이 발견됐기 때문.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 30분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약국에서 A 씨(46·남)가 약사 B 씨(47·여)와 종업원 C 씨(38·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복부와 허리 부위 등을 찔린 B 씨와 C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C 씨는 오늘(15일) 오전에 끝내 숨을 거뒀다. B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범행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받은 이들이 엄벌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
그런데 경찰이 A 씨의 정신과 치료 이력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러다 감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정신 질환을 앓거나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는 피고인의 형량을 감형한 경우는 여러 차례 있어왔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6부(정선재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존속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D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22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D 씨가 조울(양극성 정신 장애)을 앓고 있는 사정을 고려해 형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또한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윤승은 부장판사)는 2016년 8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E 씨(37)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감형 사유에 대해 “피고인은 범행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피해망상, 의심, 불안장애 등의 정신분열 증상에 시달린 점을 참작할 부분이 있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누리꾼은 이같은 사례들을 두고 “정신이상이면 더 감형하면 안 된다. 멀쩡한 사람은 반성이라도 하지만 정신병자는 자기가 뭘 잘못한지 모른다”(toda****), “정신병자도 살인죄를 적용하여 엄벌에 처해야 한다. 정신병자라고 감형을 해주면 계속 같은 범죄가 일어날 것”(sm****), “정신질환에 걸렸다하더라도 같은 사람을 죽인 사람일 뿐이다. 범죄자인 건 확실하다”(sh****) 등의 의견을 내놨다.
한편 포항남부서 관계자는 이날 동아닷컴에 “범인이 정신병 이력이 있다. 망상이 잡히니까 아무런 관계도 없는 약국 종업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