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크루셜 발리스틱스 택티컬 트레이서 DDR4-2666 16GB 키트.(출처=IT동아)
PC 처리 구조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데이터 처리 요청을 받으면 메모리(RAM)를 거쳐 중앙처리장치가 이를 가져와 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두 부품이 운명공동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다중코어 프로세서가 대중화되고 처리속도가 빨라지면서 메모리 또한 성능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는 중이다.
현재 메모리 규격은 DDR4. 거의 대부분 최신 시스템에 쓰이고 있다. DDR은 데이터 2배 동기식(Double Data Rate)을 뜻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장점은 낮은 전압으로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DDR3는 1.5V의 전압을 사용했지만 DDR4는 1.2~1.25V면 된다. 새로운 대기 기능으로 전력 소모를 이전 대비 40~50% 가량 줄일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DDR4 메모리의 이야기. 별개로 특별한 사용자들을 위한 메모리도 존재한다. 바로 게이밍 메모리들이 그것. 같은 DDR4 규격이지만 속도가 더 빠르다거나 지연시간을 줄이는 등 특별한 요소들이 담겨 있다. 메모리 속도를 최대한 구현하는 데이터를 불러오는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도 게이밍 메모리에서 볼 수 있는 기능 중 하나다.
단순히 빠른 것 외에도 화려하게 꾸미는 튜닝 PC 시장을 겨냥한 게이밍 메모리도 있다. LED를 활용해 화려하게 빛나게 만들어 시각적 만족감을 높인 것이다. 최근 게이밍 주변기기 및 부품의 흐름이 화려한 LED로 제품의 특징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다 보니 이렇게 된 듯 하다. 하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이를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레 유행으로 번지는 추세다.
겉보기엔 평범한 DDR4, PC가 켜지면 화려해진다
마이크론 크루셜 발리스틱스 택티컬 트레이서 DDR4-2666 16GB 키트.(출처=IT동아)
겉보기에는 평범한 디램(DRAM) 모듈이다. 여느 메모리와 다르지 않지만 안정적인 성능을 위해 기판 양면으로 방열판(히트 스프레더)을 올렸다. 이 방열판은 제품의 특징을 알리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디램 모듈이 작동하면서 생기는 발열을 안정적으로 제어해 준다.
제품 측면에는 발리스틱스 브랜드 로고와 함께 좌측 상단에는 택티컬이라는 라인업 명이 따로 인쇄되어 있다. 방열판은 좌우로 사선 형태의 요철이 있는데 공기 접촉면을 늘려주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상단에는 사각형 모양으로 타공해 두었다. 총 12개인데 LED가 빛날 때 측면에서도 화려하게 빛을 내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마이크론 크루셜 발리스틱스 택티컬 트레이서 DDR4-2666 16GB 키트.(출처=IT동아)
리뷰에 쓰인 메모리는 16GB 키트로 8GB 용량의 모듈 2개가 한 패키지에 담겨 있다. 속도는 초당 2,666메가전송(MT – Megatransfers)에 달한다. 1MT/s는 초당 100만 개의 전송수를 의미하므로 해당 수치는 무려 26억 6,600만 전송수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조금 복잡해졌는데, 정리하면 1MT는 8바이트 전송을 말하고 이는 초당 약 21.333기가바이트(GB)라는 계산이 나온다. 1초에 약 21.3GB를 전송할 수 있으니 얼마나 빠른지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는 2,666.67MT/s다.)
프로세서가 메모리에 접근하려면 메모리 컨트롤러가 있어야 된다. 이 장치가 메모리를 읽고 쓰기 위해서는 마치 아파트 단지의 동호수 분류처럼 모듈 접근을 위한 있을 열(Row)과 데이터(Column) 주소가 필요하다. 일단 메모리에 접근을 빨리 하려면 tRAS가 줄어야 한다. 이어 열을 빨리 찾기 위해 tRP가 줄어야 하며, 이어 tRCD가 줄어야 데이터를 빨리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CL 수치가 짧으면 메모리를 빠르게 읽고 쓸 수 있다.
마이크론 크루셜 발리스틱스 택티컬 트레이서 DDR4-2666 메모리를 메인보드에 연결한 모습.(출처=IT동아)
일반 PC 시스템에서 이 메모리를 장착하면 프로세서가 쓰는 기본 속도에 맞춰 동기화가 이뤄진다. 만약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면 이 메모리의 성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지만 이전 세대라면 DDR4-2133 또는 DDR4-2400 등으로 조정된다.
이를 위해 일부 메인보드에서는 메모리에 저장된 값을 끌어 쓰는 XMP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발리스틱스 택티컬 트레이서 DDR4 메모리가 갖고 있는 설정 값을 모두 불러온다. 필요에 따라서는 해당 값을 기반으로 잠재력을 끌어내는 오버클럭(Overclock)을 시도할 수 있다.
화려한 LED 효과가 인상적이다.(출처=IT동아)
이 메모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LED에 의한 튜닝 효과에 있다. PC 메인보드에 꽂은 다음, 전원을 인가하면 모듈 상단과 측면으로 화려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밋밋한 PC에 LED 빛으로 재미를 줄 수도 있고 튜닝 PC를 꾸미고 있는 소비자라면 전체 시스템을 완성하는 부품이 될 것이다.
막대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출처=IT동아)
LED 자체는 그냥 발광하면 눈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메모리 상단에 있는 부분은 빛을 부드럽게 퍼지도록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요한 것은 이 난반사 막대는 메모리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데, 분리도 가능하다. 모듈 좌우 끝에 있는 고정 핀을 뽑으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마이크론이 이 난반사 막대를 소비자 스스로 꾸밀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함이다.
이 막대는 방열판 사이의 홈에 맞춰 끼우도록 되어 있는데 이 규격만 만족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반사 막대를 만들어 끼울 수 있다.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가능한데, 마이크론은 일부 3D 도면 파일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PC를 꾸미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단순할지도 모를 PC가 나를 위한 특별한 PC로 변신할 것이다.
전용 소프트웨어로 메모리 정보와 LED 색상 변경이 가능하다.(출처=IT동아)
색상도 사용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마이크론 홈페이지에서는 발리스틱스 모드 유틸리티(Ballistix M.O.D. Utility)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색상을 바꾸거나 효과를 줄 수 있고 메모리 온도와 기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적은 스트레스로 PC를 화려하게 꾸미고 싶다면 OK
아쉽게도 메모리 변화에 따른 성능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줄 수 없다. 실제 테스트를 해도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며, 많이 차이 나도 약 1초 가량의 변화에 불과했다. 이는 여러 외부 요인에 따른 변수가 존재하므로 꼭 메모리에 의한 성능 향상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메모리를 활용해 오버클럭을 하는 식으로 성능을 높이는 것이 낫다.
어느 정도 오버클럭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출처=IT동아)
그런 점에서 보면 이 메모리는 안정적인 오버클럭 성능을 제공한다. 물론 프로세서의 수율(뽑기)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자체 보유한 코어 i7 8700K 프로세서를 가지고 오버클럭을 시도하니 5GHz 정도는 거뜬히 도달할 수 있었다. 해당 프로세서의 기본 속도가 3.7GHz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버클럭을 통해 자체적인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것이 체감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오버클럭 과정에서 생길 피해는 소비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므로 신중히 접근하는 것을 권장한다.
화려한 이면에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다. 국내 가격이 예상 외로 높다는 점 때문이다. 8GB 모듈이 두 개 있는 16GB 키트의 경우, 온라인 최저가 약 25만 원 상당이다. 이보다 더 빠른 DDR4-3000 모듈은 동일한 구성으로 약 27만 원대에 달한다. 다른 고가 메모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상대적으로 가격대 성능비(가성비)를 강조해 온 것을 보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진다. 이는 수급 문제도 있으므로 최대한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길 희망해 본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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