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고정희 지음/600쪽·2만8000원·한숲
저자는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20세기 유럽 조경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 덕분에 20세기 이후 정원의 개념 자체에 의문을 가진 조경가와 건축가들의 이야기가 풍부하다.
흥미로운 건 조경이 모더니즘 예술처럼 개념과 기하학으로 군더더기를 줄여 나간 순간들이다. 스위스 조경가 에른스트 크라머는 ‘좋은 형태’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제거하고 기본 요소인 연못, 잔디만을 활용해 ‘시인의 정원’을 만들었다. 생태주의에 관한 관심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정원의 개념도 탄생시켰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