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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에 직통번호 줘… 일요일 통화할것”

입력 | 2018-06-16 03:00:00

“핵전쟁 원치않아 北인권압박 안해”
靑 “한미훈련 중단 협의… 곧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내 직통 전화번호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 일요일(17일)에 북한 지도자와 전화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대체로 해결했다. 모든 걸 얻어낸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문에 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전 정상 간 핫라인부터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6·25전쟁 때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 송환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대로 북한이 미군의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데 대해선 “북한과의 핵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압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한미 연합 훈련 중단과 관련해 “한미 정부 간에 협의가 시작됐고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 등 양국 연합 훈련의 중단 수순에 착수했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 美 “훈련중단, 北 진정성 확인 차원”… 비핵화 이행과 연계할듯 ▼
한미, 8월 UFG연습 중단 협의

한미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 연합 훈련 중단 조치의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청와대는 “한미 협의를 통해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싱가포르 북-미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가능한 조치들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14일)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 간 협의가 이미 시작됐다”며 “UFG 연습 조정 문제에 대해 아직은 결정된 게 없지만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UFG 중단을 이르면 주말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 관계자는 “최종적인 입장 정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연합 훈련 중단을 위해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적대행위 해소의 첫 조치는 8월로 예정된 UFG 연습 중단이 유력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워게임)으로 진행되는 UFG 연습은 병력, 장비가 대거 동원되는 실기동훈련보다는 준비 및 시행 절차가 단순하다. 중단 발표에 따른 별도 후속조치가 필요 없다는 말이다.

UFG 중단이 공식 발표되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의 후속 조치를 위한 ‘행동 대 행동’ 원칙은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도록 본격적인 압박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회동이 끝난 뒤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상호 신뢰를 만들어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긴장 완화를 위해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미 회담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이룩해 나가는 과정에서 단계별, 동시 행동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UFG 외에 다른 훈련의 중단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한미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가며 추가 훈련의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UFG와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 맥스선더, 비질런트에이스 등 매년 상·하반기에 번갈아 실시되는 연합 훈련 일정을 고려할 때 3, 4개월마다 훈련 시기가 돌아온다. 각 시기별 연합 훈련 실시 여부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점검하고, 이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미는 1992년 북-미 비핵화 협의 진전에 따라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했지만, 북한이 다시 핵개발에 나서자 훈련을 재개한 바 있다.

백악관이 훈련 중단 방침을 “선의의 표시”라고 강조하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14일(현지 시간)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진정성 확인 차원”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군 당국자는 “한미가 필요에 따라 연합 훈련의 중지(cancel)보다는 연기(suspend)라는 표현을 통해 연합 훈련을 북 비핵화 이행과 확실히 연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손택균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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