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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오지현의 질주

입력 | 2018-06-18 05:30:00

첫 승을 거둔 오지현. 사진제공|KLPGA


무관의 대상 포인트 1위 오지현
한국여자오픈서 시즌 첫 우승
메이저 왕관 품고 대상·상금 선두


오지현(22·KB금융그룹)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우승 트로피 하나 없이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던 ‘무관의 1인자’가 메이저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독주체제를 예고했다.


오지현은 17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파72·6869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2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5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17언더파 271타로 추격자 김보아(23·넥시스)를 8타 차이로 따돌렸다.


올 시즌 초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판도를 주도한 주인공은 장하나(26·비씨카드)였다. 3월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과 4월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대상과 상금 부문에서 단독선두를 달렸다. 그런데 이러한 일방적인 구도는 이달 들어서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밑에서 숨죽여있던 오지현이 치고 올라오면서부터였다.


오지현은 한국여자오픈 직전까지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준우승이 세 차례나 될 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오지현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컷 탈락 없이 매번 상위권에 포진하면서 대상 포인트와 상금을 차곡차곡 쌓았고, 결국 10일 막을 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 이후 대상 포인트 선두로 나섰다.


오지현. 사진제공|KLPGA


무관의 1인자가 된 오지현은 힘찬 가속도를 냈다.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마침내 우승을 일궈내면서 대상 포인트(272점)와 상금(5억1906만원) 부문에서 독주체제를 가동시켰다.


11언더파 205타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오지현은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8언더파 2위였던 김보아가 전반 1타만을 줄이는 사이, 2~3번 홀 버디와 8번 홀 버디로 격차를 벌렸다. 이어 9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후반 첫 10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이를 만회했다. 우승이 눈앞에 가까워지자 오지현은 더욱 힘을 냈다. 14~16번 홀 3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자신의 통산 5승이자 메이저 2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생애 첫 내셔널 타이틀을 품은 오지현은 “오늘 라인이 보이는 대로 자신감 있게 샷을 한 덕분에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동계훈련에서 체력을 많이 보강한 점도 도움이 됐다. 올 시즌 준우승이 많아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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