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발표 파장
1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해 1∼5월 원전 평균 가동률은 58.4%였다. 지난해 12월 50%대로 떨어졌던 원전 가동률은 5개월 연속 50% 선에 머물다 5월 들어 60%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과 2011년 가동률 90%를 넘으며 세계 1위 원전 가동률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월성 1호기
낮은 원전 가동률은 한전의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4월 전력구입 단가는 kWh당 95.9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비싸졌다.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의 발전 비중이 31.7%에서 21.9%로 낮아진 반면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는 18.3%에서 30.6%로 높아졌다. 이에 한전은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올해 1분기(1∼3월) 각각 1200억 원대의 적자를 냈다. 2분기(4∼6월)에도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한전이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전과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탈원전 드라이브가 강화되면 한전의 적자 구조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한전은 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북한의 열악한 전력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재원도 필요한 만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한수원은 지방선거 직후인 15일 예정에 없던 이사회를 소집해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의 건설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문 대통령의 ‘탈핵 시대’ 선언 1주년을 맞아 다시 탈원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