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음란사이트 운영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사이트는 스튜디오 비공개촬영회 사진을 집중 유포하며 회원수를 늘렸고, 인터넷상에 유출된 비공개촬영 사진 등을 지워주고 돈을 받는 이른바 ‘디지털 장의사’와도 결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9일 음란 사이트를 운영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강모 씨(40)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불법 유출된 사진 삭제를 독점하게 해달라며 뒷돈을 건넨 혐의(음란사이트 운영 방조)로 디지털 장의사 박모 씨(35)에 대해서도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 등은 2016년 2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음란 사이트 3곳을 운영하면서 광고료로 4억9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음란물과 웹툰을 불법 유포하며 회원수를 늘리다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유출 사진으로 몸집을 크게 키웠다. 올해 1월부터 여성 154명의 비공개 촬영 사진을 올리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총 3만2000여건을 게시했다. 게시 초기 사이트 3곳의 한 달 평균 방문자 수가 165만 명이었는데 3개월 뒤에는 510만 명으로 늘었다.
또 박 씨는 음란 사이트에 불법 유출된 사진 삭제를 독점하게 해달라며 강 씨에게 6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강 씨는 음란 사이트 공지사항에 박 씨 업체를 삭제 대행사로 소개하는가 하면, 피해 여성들이 삭제 요청을 해 올 경우 연락처를 제공했다. 박 씨는 38명의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고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사진 유출 피해자인 양예원 씨의 사진도 삭제해 지난달 서울 마포경찰서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었다. 출석 전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