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6국 총보(1∼252)
이 대국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2곳이었다. 우선 참고 1도. 흑 1(실전 103)로 침입했을 때다. 사람이라면 백은 보통 A나 그 부근에 둬 상변을 지켰을 것이다. 그런데 백 2는 정말 떠올리기 힘든 수다. 두텁지만 무미건조한 이 수가 과연 형세를 유리하게 이끄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그 다음은 좌변에서 참고 2도 백 1(실전 162)로 젖혔을 때 흑 2로 늘어둔 수다. 아마추어 고수도 3의 곳에 이단젖히는 수를 금방 생각해내는데 이렇게 담담하게 늘어두다니…. 이단젖히면 실전보다 흑이 더 두텁다. 사람끼리의 바둑이었다면 참고 2도 흑 2는 패착이라는 질타를 받았을 것이다. 너무 느슨한 수라고. 특히 백이 이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알파고가 둔 수이기에 조심스럽다. 상수끼리의 바둑을 함부로 가타부타 논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24=17, 129=124, 216=187, 235=2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