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세번째 방중]세번째 정상회담 안팎
“국제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북-중 관계 공고화에 힘쓰겠다는 중국 당과 정부의 결연한 입장도, 중국 인민의 북한 인민에 대한 우호와 의리도,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도 변하지 않는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9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북-중 간 긴밀한 관계임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3개월이 안 되는 시간에 3번 회담한 것은 북-중 양당 관계 방향을 분명히 하고 북-중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 했고, 김 위원장은 “중국과 함께 영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을 추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경 댜오위타이를 나서 5시경 인민대회당에 도착해 환영의식 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만찬을 함께했다. 공연도 관람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후 7시 시 주석의 동정을 보도하는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報) 첫 뉴스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환영 의식을 열어주고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사흘간의 단오절 연휴(16∼18일)가 끝난 다음 날 시 주석이 하루 2차례의 정상회담 일정을 연이어 소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긴급하게 이뤄졌거나 북-중 정상 간에 얼굴을 맞대고 긴밀히 논의해야 할 중대 사안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힐 특별한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만을 위해 방중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중 정상이 더욱 밀착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한 ‘작전회의’를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3차 방중은 그가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을 줄 우군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정상 국가를 표방하며 얼마든지 해외로 보폭을 넓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감이 붙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북-러, 북-일 정상회담 등을 위해 해외에서 광폭 행보를 보일 것임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미국과 무역전쟁을 겪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미국을 압박하는 좋은 카드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정동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