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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진핑 위대한 지도자”… 비핵화 후속협상 작전회의

입력 | 2018-06-20 03:00:00

[김정은 세번째 방중]세번째 정상회담 안팎




“중국은 우리의 위대하고 우호적인 이웃 국가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동지는 매우 존중하고 신뢰하는 위대한 지도자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제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북-중 관계 공고화에 힘쓰겠다는 중국 당과 정부의 결연한 입장도, 중국 인민의 북한 인민에 대한 우호와 의리도,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도 변하지 않는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9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북-중 간 긴밀한 관계임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3개월이 안 되는 시간에 3번 회담한 것은 북-중 양당 관계 방향을 분명히 하고 북-중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 했고, 김 위원장은 “중국과 함께 영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을 추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전 10시경(현지 시간)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이 삼엄한 경호와 통제 속에 국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로 향하던 오전 10시 반경.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방문 중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위한 환영의식을 열고 있었다. 시 주석은 이어 모랄레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댜오위타이에 머물면서 중국 지도부급(상무위원) 인사와 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경 댜오위타이를 나서 5시경 인민대회당에 도착해 환영의식 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만찬을 함께했다. 공연도 관람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후 7시 시 주석의 동정을 보도하는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報) 첫 뉴스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환영 의식을 열어주고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사흘간의 단오절 연휴(16∼18일)가 끝난 다음 날 시 주석이 하루 2차례의 정상회담 일정을 연이어 소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긴급하게 이뤄졌거나 북-중 정상 간에 얼굴을 맞대고 긴밀히 논의해야 할 중대 사안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힐 특별한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만을 위해 방중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중 정상이 더욱 밀착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한 ‘작전회의’를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3차 방중은 그가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을 줄 우군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정상 국가를 표방하며 얼마든지 해외로 보폭을 넓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감이 붙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북-러, 북-일 정상회담 등을 위해 해외에서 광폭 행보를 보일 것임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미국과 무역전쟁을 겪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미국을 압박하는 좋은 카드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의 벤츠 리무진 전용차량에 이어 리무진 차량이 뒤따랐다. 두 차량 모두 김 위원장을 나타내는 금색 휘장이 새겨져 있었다. 부인 리설주가 동행했고 해외에 거의 나가지 않는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20여 대의 차량 행렬 가운데 10여 대가 버스였고 구급차량이 따르는 등 3월 첫 베이징 방문 때보다 규모가 커진 대규모 방문단이었다. 중국은 왕후닝(王호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 상무위원(최고지도부)은 물론이고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 정치국 위원, 황쿤밍(黃坤明) 당 중앙선전부장, 궈성쿤(郭聲琨) 중앙정법위 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등 상무위원이 아닌 정치국 위원들이 대거 김 위원장을 맞았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정동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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