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대입개편 4개 모형 발표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는 20일 공론화에 부칠 대입개편 4개 모형을 발표했다. 4개 모형은 16, 17일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35명이 참석한 시나리오 워크숍에서 △학생부(수시)-수능위주전형(정시) 간 비율 △수능 절대·상대평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등 3가지 쟁점을 조합해 도출됐다.
○ 정시 확대-수능 상대평가 무게 실려
모형③은 현행 대입제도와 가장 유사하다. 수시와 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해 정시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모형②는 수시-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은 절대평가로 치른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치러지면 변별력이 약화돼 정시 확대는 어려워진다. 다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할 때 등급을 높이거나 반영하는 과목을 늘리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주요 사립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왔다. 이를 현행보다 강화할 수 없도록 하면 정시 대신 학종 확대도 어려워진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면 응시자가 크게 늘어나 대학의 입학사정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연구소장은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을, 중·하위권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을 늘릴 가능성이 큰 방안”이라고 내다봤다.
○ 현행 대입에서 큰 변화 없을 듯
이번 4개 모형 가운데 모형②만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이 포함됐다. 현행 수능은 영어와 한국사 등 2과목만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3개 모형은 정시 확대-수능 상대평가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에서 유일한 절대평가안인 모형②에 표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마다 사정이 다른데 정시 비율을 45%로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모형①이나 수능 절대평가로 변별력이 약화되는데 특정 전형에 쏠리지 않도록 권고한 모형②는 당장 적용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능 상대평가를 바탕으로 정시 비율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모형③과 모형④가 가장 현실성이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결국 지난해 8월 교육부의 수능 개편 시안 발표 시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교육단체들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은 최소화하고 2025학년도 대입개편안에서 근본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2016년 3월 수능개선위원회를 구성하면서부터 숱한 여론수렴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에 사실상 대입개편안 정답은 나와 있다”며 “대입개편 원칙과 방향을 설득하는 대신에 400명에게 결정을 떠넘긴 교육부의 ‘책임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