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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계 큰손들,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反트럼프’에 지갑 열다

입력 | 2018-06-22 03:00:00

공화 물주 코크형제 “관세는 답 아니다” 대대적 광고
언론 재벌 블룸버그 “민주, 하원 탈환” 890억원 지원




미국 정치계의 대표적인 ‘큰손’들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주에 맞서기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은 20일 미 공화당의 ‘물주’로 통하는 에너지재벌 찰스, 데이비드 코크 형제(이하 코크 형제)와 언론재벌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정책 등에 반발하며 거액의 ‘총알’을 장전했다고 전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코크 형제는 자신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보수 성향의 정치운동조직인 ‘프리덤파트너스’를 통해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수백만 달러어치의 TV 및 라디오 광고를 25일부터 방영할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예고한 대로 다음 달 6일 서로 관세폭탄을 주고받기 전에 여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다.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해당 광고에는 “경제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선 무역이 필요하다. 관세는 답이 아니다. 워싱턴에 ‘자유를 지지하라. 관세에 반대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프리덤파트너스는 20일 상·하원 의원들에게 행정부 관세 정책에 대한 의회의 감시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국제무역책임법’을 지원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자신들이 보유한 막대한 정치자금을 지렛대 삼아 공화당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반기를 들고 ‘트럼프 이전’의 공화당 모습을 되찾아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반면 한때 공화당원(2001∼2007년)이었던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공화당으로부터 아예 등을 돌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하원 후보들에게 8000만 달러(약 890억 원)의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는 2016년 대선과 총선까지만 해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동시에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등 중립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젠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 유권자들에게 ‘견제와 균형’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독주 견제를 호소할 방침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양원에서 모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은 총기 규제, 기후변화, 일자리, 이민, 의료보험, 인프라 정책 등에서 초당적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공화당은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2년이나 있었지만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NYT는 “지금까지는 공화당이 경제적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돼 왔다”며 “블룸버그의 전면적인 민주당 지원은 이 균형을 뒤엎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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