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복당파 “김성태 물러나야” 맹공… 김무성 의원엔 탈당 권유하기도 복당파 “원내대표 사퇴 말도 안돼”, 김성태 “갈등 유발행위 용납 안해”
발언권 제지당한 박성중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의원총회에서 박성중 의원이 발언을 신청하자(①)손짓하며 제지하고 있다(②). 박 의원은 19일 휴대전화에 “친박 핵심 모인다. 목을 친다”라고 메모를 해 친박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박 의원은 자리로 돌아갔다가(③) 나중에 발언권을 얻어 나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친박계 등 비복당파는 △김 대행이 19일 특정계파(복당파) 의원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 △이 모임 참석자인 박성중 의원이 휴대전화에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 ‘친박 제거’를 암시하는 회의록 형식의 메모를 한 점 △김 대행이 의원들과 논의 없이 갑자기 중앙당 해체라는 쇄신안을 발표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의총을 시작하자마자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 회의 때 나온 여러 가능성과 우려들을 순서대로 메모한 것일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비복당파들은 파상 공세를 시작했다. 친박계 핵심인 김진태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엔 홍준표나 김성태나 거기서 거기다. 선거에서 그렇게 졌는데 물러나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계파색이 엷은 신상진 의원도 “책임지고 반성하는 자세가 부족했던 게 당이 어렵게 된 중요한 문제다. 책임지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정용기 의원 등 6, 7명은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고 표결을 주장하는 말도 나왔다.
그러자 복당파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김학용 강석호 이은재 박순자 의원 등 복당파 5, 6명은 잇달아 발언을 신청해 “김 대행의 공도 크다. 대표가 나갔는데 원내대표도 나가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김 대행은 자신의 사퇴 요구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의총을 마무리한 뒤 “혼란과 혼돈으로 빠지지 않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쇄신과 개혁을 하겠다. 더 이상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는 어떤 것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퇴장했다.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행의 마무리 발언은 의원들의 얘기는 듣지도 않은 사람처럼 ‘어쨌든 나를 따르라’고 한 것”이라며 “앞으로 초·재선 의원 모임을 계속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