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러시아 하원서 연설 “한러 수교 30돌 되는 2020년까지 300억달러 교역-100만명 교류 목표” 방러 첫날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 22일 푸틴 만나 ‘신북방정책’ 등 논의
‘남-북-러 3각 협력’ 연설… 7차례 기립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러시아 하원(두마)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19년 만에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 구상을 밝힌 이날 연설에서 7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모스크바=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와 남북 3각 경제 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 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며 “3국 간 철도, 에너지, 전력 협력은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남북 교류를 유라시아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또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역사적인 대전환”이라고 표현하며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2박 4일간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문 대통령은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언론발표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의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북방정책’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을 연계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다. 회담에서는 9월 열리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서의 남-북-러 3자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두 초청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23일에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열리는 한국과 멕시코의 월드컵 조별예선 경기를 관람한다. 대통령이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선수들과 같은 붉은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람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직접 선수들을 만나 격려할 예정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