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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운드'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입력 | 2018-06-22 18:36:00


스마트폰을 통한 콘텐츠 감상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출처=IT동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함께 조사한 '2017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스마트폰 보유율은 94.1%, 가구원당 스마트폰 보유율은 89.5%였다. 인터넷 이용자 수는 4,528만 명이었지만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88.5%였다.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모바일 인터넷을 즐기는 형태를 보면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분류하면 실시간 영상과 음악 감상,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 메신저 활용, 인터넷 쇼핑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등으로 나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체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19~39세 사용자를 보면 주당 평균 사용시간이 약 30~40시간에 달할 정도다. 하루에 최소 4~5시간 이상은 스마트폰을 쓴다는 이야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17 방송매체이용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연령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고 이들은 온라인에서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유투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제공 서비스(OTT – Over The Top)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음악 감상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뮤직이나 멜론, 지니 등 여러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음원들을 자유롭게 청음 가능하다.

성인만 하더라도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등 사용 비중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며, 중고등학생은 60%에 달할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 시 콘텐츠 소비 빈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론이 길었다. 내용을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항상 손에 쥐고 쓰는 스마트폰의 대부분을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게임을 하고,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는 등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들 콘텐츠의 공통점은 '듣는 것'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화면 내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사, 배경 음악, 음원 자체가 품고 있는 악기와 보컬의 소리 등 모두 듣는 것(사운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소리'라는 존재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들리면 그만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콘텐츠가 품고 있는 현장감 또는 본연의 소리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어딘가 아쉽지 않은가? 이런 작은 차이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스마트폰들은 최적의 사운드 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잡음을 억제하는 기술과 부품을 적용한다거나 음장효과, 고음질 음원 기술을 도입하는 등 접근 방법도 다양하다.

스마트폰도 음질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고속 무선 네트워크의 도입이 일반화되고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장은 자연스레 '고해상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내에서는 4K UHD 지상파 방송이 이뤄지고 있으며, 동영상 서비스 역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음원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MP3 음원을 넘어 이제는 고해상 음원(FLAC)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재생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더 생생한 현장을 담는 것과 동시에 음원 또한 촬영한 혹은 녹음된 현장의 모습을 최대한 담기 위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영상을 보거나 음원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의 질이다.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고, 마치 녹음 현장 내에서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해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제법 오래 전부터 관련 기술이나 기능을 접목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LG전자가 비교적 빠른 시기에 음질에 초점을 맞춰 왔다. 과거 G2 시절에는 마스터링 품질 사운드(MQS – Mastering Quality Sound) 수준의 24비트 음원 재생을 지원했고, V10에서는 32비트 업샘플링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V20에서는 처음부터 고음질 구현을 위해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Hi-Fi Quad DAC)를 적용했으며, 이는 G6를 지나 V30, 현재 주력 스마트폰은 G7 씽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LG G7 씽큐에는 다양한 음장 효과와 음질 향상을 위한 기능이 탑재됐다.(출처=IT동아)


G7 씽큐는 이 기능들을 더 강화했다. 기존에는 없던 음장 효과를 추가한 것.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의 기능도 확대해 별도의 디지털 필터 기능이나 사운드 프리셋으로 사용자 취향에 따른 소리 출력 특성을 설정할 수 있다. 더 생생하고 웅장한 소리를 경험해 주고자 DTS:X 3D 입체음향 기능도 추가했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상을 감상할 때 더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무선으로도 고음질 구현이 가능하다. 24비트/48kHz 대역 전송이 가능한 aptX HD 기술이 적용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드로이드 8.0 운영체제에 기본 적용되기 시작한 LDAC과 함께 해당 기술을 지원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면 MP3는 물론 고해상 음원(FLAC)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때도 적용된다.

소니 LDAC을 선택해 무선으로 고해상 음원 청취가 가능하다.(출처=IT동아)


일부는 이런 고음질 구현 기능들이 실시간 재생되는 콘텐츠에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일 때도 있지만 사실은 조금 다르다. 스트리밍 콘텐츠 내에 적용된 사운드 역시 DAC나 고음질 구현을 위한 기술들의 영향을 받는다. 콘텐츠 내 음원을 출력하는 과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LG전자 외에도 몇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소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는 초창기부터 소리에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자체 개발한 업스케일링 기술인 DSEE HX와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 무선으로 고해상 음원 청취가 가능한 LDAC 등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나 UHQ 이퀄라이저, 진공관 앰프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으로 고음질 사운드를 구현하고 있다.

고음질은 자연스레 일상 속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음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체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화면과 영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화질이 뛰어나지만 소리에 잡음이 유입되거나 왜곡이 발생한다면 몰입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려면 원음이 가진 소리를 최대한 정확히 출력하는 것이 좋다.

소리를 출력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고음질은 자연스레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중이다. 길을 가면서 음악을 듣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중에 영상을 보는 모든 행동에 소리(사운드)가 녹아 있다. 목적은 단순하지만 많은 스마트폰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