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을 교체하고 후임에 관료 출신인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임명했다. 또 반장식 일자리수석도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으로 교체하는 등 청와대 경제팀 인사를 실시했다.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산하 수석비서관 3명 가운데 김수현 사회수석만 유임되고 2명이 교체된 것이다.
이번 경제수석 교체는 홍 수석 본인의 성과 부족과 함께 소득주도성장 실험의 부작용을 청와대가 어느 정도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경질 인사가 아니라고 했지만 일자리수석의 교체 역시 구호만 요란했지 최악의 실적을 보인 고용지표와 무관할 수 없다. 5월 실업률이 18년 만에 최악인 4.0%인 데다 올 1월까지 매월 30만 명대 증가하던 취업자가 10만 명대로 줄었다가 5월에는 7만 명 선까지 떨어진 사실상 고용대란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 경제팀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팀장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정부의 간판정책이나 다름없는 소득주도성장은 장하성 정책실장이 사실상 주도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 정책실장 산하 수석의 3명 중 2명이 교체됐음에도 책임자를 그대로 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장 실장 본인이라도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용퇴했어야 옳다.
새로 임명된 윤종원 경제수석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최장수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만큼 경제 전체를 보는 안목이나 정책 집행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상사인 장 실장에게는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관료 출신인 경제부총리와 장 실장 사이에 조정 역할도 해야 한다. 둘 사이에 끼여 역할을 찾지 못한다면 또 한 명의 허수아비 경제수석으로 전락할 것이다. 청와대 2기 경제팀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전 1년간의 정책실험 결과를 바닥에서부터 냉철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당장 다음 달로 닥친 2019년 최저임금 인상 폭 결정이 새 경제팀의 자질과 능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