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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25 反美 우표’도 발행 중단

입력 | 2018-06-27 03:00:00

일부 유출… 인터넷 거래가 2배로, 매년 열던 ‘미제 투쟁’ 집회도 생략
트럼프 “北 반미 간판 내려” 환영




북한이 25일쯤 공개하려다가 보류한 반미(反美) 우표. 동아일보DB

북한이 매년 6월 25일 평양 시내에서 대규모로 열던 ‘미제(美帝) 반대투쟁의 날’ 군중집회를 올해는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부터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까지 개최하던 ‘반미공동투쟁 월간’ 행사 공지와 매년 공표하던 반미(反美) 우표도 자취를 감춰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진행 중인 북-미 해빙무드를 드러냈다.

AP통신은 25일 “북한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보류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양지국을 통해 반미 군중집회가 안 열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또 하나의 데탕트(긴장 완화) 신호”라고 전했다.

통상 이튿날 행사 소식을 전했던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도 26일 관련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지난해의 경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학생과 주민 수만 명이 참가한 집회가 열렸고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열린 연설에서 “북한이 전국 곳곳에서 반미 간판을 내리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백악관은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북한으로부터의 반미감정 변화를 환영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썼다.

북한은 또 매년 6월 25일 선보이던 ‘반미우표’도 공개하지 않았다. 반미공동투쟁 월간의 시작을 알리는 군중집회와 반미우표 발행이 중단되면서 이후 예상됐던 반미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올해 우표는 모두 4종으로 알려졌는데 일부는 이미 인터넷에 유출돼 거래되고 있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미국 국기를 찢거나 북한 군인이 미 의회 의사당을 주먹으로 부수는 등 예년처럼 강경한 도안이다.

인터넷 사이트 이베이에서 1세트(4장)에 15달러(약 1만7000원)에 팔리던 우표는 2배 이상으로 가격이 올라 26일 현재 38달러(약 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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