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개혁 성과에 “답답하다”… 당정청 총출동 회의 전격 연기 “속도 뒷받침 안되면 구호에 불과”… 공직사회 향해 강력 경고 메시지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가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나 이 정도 내용은 민간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미흡하다’며 문 대통령에게 회의 연기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3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20여 명의 장관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등 참모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당정청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날 회의에서 규제혁신 성과를 직접 점검할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의 보고를 받은 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회의를 갖고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의 회의 취소는 청와대 개편으로 본격화된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29일로 예정됐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 역시 이번 주초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몸살감기 증상으로 이날 오후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주말까지 잡힌 공식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청와대는 “건강 문제 때문에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