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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노한 문재인 대통령, 규제혁신회의 3시간전 취소

입력 | 2018-06-28 03:00:00

부진한 개혁 성과에 “답답하다”… 당정청 총출동 회의 전격 연기
“속도 뒷받침 안되면 구호에 불과”… 공직사회 향해 강력 경고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내용 부실을 이유로 27일 당정청 핵심 관계자들과 하려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3시간여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지만 문 대통령도 부진한 규제개혁 성과에 격분하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후 예정됐던 회의를 당일 갑자기 취소한 것은 처음이다. 전날 대통령정책실에 대한 문책성 인사에 이어 기획재정부 등 공직사회 전체에 ‘규제개혁과 혁신성장 로드맵을 제대로 마련하라’는 최고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가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나 이 정도 내용은 민간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미흡하다’며 문 대통령에게 회의 연기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3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20여 명의 장관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등 참모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당정청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날 회의에서 규제혁신 성과를 직접 점검할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의 보고를 받은 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회의를 갖고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의 회의 취소는 청와대 개편으로 본격화된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29일로 예정됐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 역시 이번 주초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몸살감기 증상으로 이날 오후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주말까지 잡힌 공식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청와대는 “건강 문제 때문에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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