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철도와 연계 구상 ‘러시아 변수’ 北, 해안선 따라 격리된 경로 원해… 원하는 루트 달라 조율 쉽지 않을 듯
남북이 26일 철도협력분과 회담을 통해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종단철도(TKR)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북한의 인프라 부족과 함께 현재 대북제재 상황이 걸림돌이다. 여기에 지난주 한-러 정상회담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 연계를 위한 공동연구에 합의한 내막을 살펴보면 ‘러시아 변수’도 만만치 않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이미 2002년 경원선(서울∼원산)을 중심으로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러시아는 물류의 중심지인 서울을 거쳐 가고 싶어 했지만 북한이 본토 중간을 관통하는 걸 꺼리고 동해안선을 따라 격리된 형태의 철도 연결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남북러가 한자리에 모여 지도를 펴놓고 철도 연결 루트를 그릴 때 이견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 지역 동해안 철로 주변에 있는 비행장과 해군부대의 이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북측이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또는 러시아가 철도 연결뿐만 아니라 제반 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
이에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 이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나 비핵화 시한 등을 다소 양보한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제재란 고삐를 강하게 움켜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