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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일터로 알바 따라나선 첫날, 화마에…

입력 | 2018-06-28 03:00:00

세종시 화재 25세 청년 허망한 죽음… 탈출한 아버지, 아들 시신 보자 혼절
경찰 “화재원인 유증기 폭발 유력”




27일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사상자 40명이 발생한 세종 새롬동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화재로 숨진 김모 씨(25)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슬픔을 참지 못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너무 황망한 죽음이라 유족이나 조문객 모두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김 씨는 화재 당일이 첫 출근이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겠다며 아버지를 따라 함께 출근한 것이다. 전날 화재 발생 직후 대부분의 근로자가 자력으로 탈출하거나 뒤늦게 구조됐지만 김 씨는 4시간이 지나도록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작업을 하던 김 씨 아버지는 가까스로 대피해 화를 면했지만 행방이 묘연한 아들을 애타게 기다렸다. 결국 싸늘한 시신이 된 아들 앞에서 아버지는 결국 정신을 잃었다.

사망자 중에는 중국인 근로자도 있다. 또 부상자 중 14명도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이날 외교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한 중국대사관이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대사관이 관계자를 현장에 파견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한국 측에 중국인 시신 보존과 부상자 치료,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유증기 폭발을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세종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일부 목격자는 “지하층에서 ‘펑’ 하는 폭발음이 10번 이상 들렸다”고 진술했다. 현장에서 바닥 에폭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유증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남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화재로 3명의 사망자와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24층, 476채(주거공간 386채) 규모로 12월 입주 예정이다. 시공사는 부원건설이다.

세종=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