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에 상륙한 ‘할란앤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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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코엑스몰 할란앨홀든 매장 인테리어. 감프라테시 듀오의 작품이다.
이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건 비단 상품 자체만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바다 같고, 어찌 보면 숲 같은 정적인 매장 인테리어가 화제를 모았다. 북유럽 감성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의 감성을 아우른 스타 디자인 듀오 감프라테시(Gamfratesi)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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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코엑스몰의 할란앤홀든 매장에서 감프라테시 듀오의 남편 엔리코 프라테시.
Q: 매장 분위기가 굉장히 독특하다. 어떤 콘셉트인가.
A: 감프라테시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추구한다. 정제된 분위기의 할란앤홀든과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할란앤홀든은 일상에서 쉽게 입을 수 있도록 기본적으론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디테일이 살아 있다. 매장을 살펴보면 색과 톤이 다운돼 있으면서 숨어 있는 디테일이 많다. 벽면이랑 구역을 대리석으로 나눠 놨는데 자세히 보면 그 안에 여러 색의 잘게 다져진 칩이 박혀 있다. 이것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장식’이다. 인테리어가 인테리어로서 튀기보다는 배치된 옷과 잘 어울리도록 표현했다.
딱정벌레에서 영감을 얻은 감프라테시 듀오의 비틀 체어.
A: 작업할 때 가구처럼 디테일한 것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전시회를 총괄하기도 한다. 한 가지 일에 매몰되면 균형 감각을 잃을 수 있는데 좁게, 때로는 넓게 시각을 가지며 감각을 유지한다. 하지만 어떤 작업이든 핵심은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디자인은 디자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의 감정을 담아야 한다.
A: 디자인은 어쨌든 창의적인 일이니 어떤 디자인을 할 것인지 본인만의 철학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철학은 겸손하고 정직해야 한다. 하지만 기능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어찌됐든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왈츠를 추는 남녀의 움직임에서 착안한 왈츠 코트 행어.
A: 산업 디자인을 하기 전에는 건축을 공부했다. 건축을 하다 보니 건축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그 안에 살거나 머무는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다 영역에 제한이 없는 순수 디자인에 끌렸다. 그 결과 가구, 인테리어, 전시회를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 영역에 몸 담게 됐다.
Q: 앞으로의 계획은….
Q: 부부가 함께 팀으로 일하는 게 쉽진 않을 텐데….
A: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작업한다면 업무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 무언가 바꾸자고 제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부이기 때문에 작업이 다 완료됐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거리낌없이 다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리고 창조적인 순간이 항상 근무시간에 찾아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일상 생활을 하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토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