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동아일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를 정하지 않은 병역법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현행법을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이 가운데 인터넷에선 대체복무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8일 ‘병역법 88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법원이 낸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병역법 88조 1항은 현역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 불응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헌재의 결정에 일부 시민들은 정부가 더 이상 대체복무제 시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야 현역 군인들의 처우도 더 개선될 수 있다”(arib****), “대체복무제 없는 징병제는 화장실 없는 주택이다. 1년 6개월 징역사는 것보다는 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troi****) 등의 주장을 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대체복무제의 실효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7월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대체복무제가 ‘우리 모든 국민들이 병역의무를 해야 한다’라고 하는 헌법정신과 맞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종교적 신념이나 또는 성적 정체성 이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군대 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들이 군대에 오면 집총 거부를 한다든지 전투력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의 팀워크가 깨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그래서 오히려 소대 중대 전체가 적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차라리 다른 일을 시키는 것이 나을 것이다. 군대를 안 가는 것보다는 훨씬 더 다른 목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징벌적 대체복무를 해야 된다”라며 “교도소 복역 자체도 국력 낭비 아니겠나. 이런 분들을 우리 국익에 더 도움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자는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치매요양원 등에서 장기적으로 36개월 정도 복무를 시킨다면 대체복무를 하는 사람도 떳떳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체복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체복무제를 시행하면,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는 것. 이들은 “누가 현역가려고 하겠나.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다 대체 복무하겠지. 병역은 나라를 지키러 가는 게 주 목적이다. 나라에 노동하러 가는 게 아니다”(kdy0****), “뒷감당 어찌하려고 대체복무제를 허가해주는가. 앞으로 군대 가기 싫은 사람은 모두 대체복무 허가해줘야 할 것”(schu****) 등의 비판글을 남겼다.
그는 “대체복무제 혹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거부라고 하는 것을 어떤 식으로 판단할 것인지 기준도 매우 모호하다”라며 “극단적인 얘기지만 우리나라 같은 안보 상황에선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나는 양심에 의해서 이런 군복무를 할 수 없으니 다른 군복무로 대체해 주세요’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봐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