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의 첫 재판에 비서 김지은 씨(33)가 모습을 드러냈다.
2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열린 안 전 지사 재판(형사합의 11부 부장판사 조병구)에 참석한 김 씨는 검정 외투 차림으로 머리를 뒤로 묶은 채 좌측 방청석 맨 앞자리에 앉아 1차 공판이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앞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공판 전체를 비공개 진행해줄 것을 요청한 이유는 김 씨에 대한 2차 피해 우려와 함께 김 씨가 모든 재판 과정을 방청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표정 없이 정면을 바라봤고, 안 전 지사는 신원과 직업 등을 확인할 때 외에는 눈을 감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수척한 모습이었다.
검찰이 안 전 지사와 김 씨의 행적이 담긴 구체적인 공소 사실을 읽어나가자 김 씨는 고개를 떨궜다. 눈을 감고 앉아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안 전 지사 또한 안경을 벗고 눈을 만졌다.
이날 검찰은 “극도로 비대칭적인 지위와 영향력을 악용했다”며 안 전 지사가 출장지 등에서 김씨에게 담배·맥주 등을 자신의 방으로 가져다줄 것을 지시한 행위 등에 대해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과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고 표현했다.
안 전 지사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행동 자체는 있었지만, 피해자 의사에 반해 행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고,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으며, 범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