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직-화학공장 찾아 관리부실 질책… 김일성처럼 간부 혼내 주민 달래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의주 방직공장 시찰 모습을 전한 노동신문 2일자 1면 사진.
김정은은 방직공장을 시찰하면서 “과학기술에 의거하여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노력 타발(타박)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학공장 시찰에서는 “공장책임 일군(일꾼)들이 주인 구실을 똑똑히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일군들은 처음 본다”며 호되게 지적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특히 김정은은 내각과 화학공업성에 대해서 “공장에만 방임하면서 관심도 돌리지 않고 (현장에) 잘 나와 보지도 않으며 지도통제를 바로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박봉주 내각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에 공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과거 김일성처럼 관료주의, 보수주의를 꾸짖어 간부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한편 주민에겐 불만을 줄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방법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4월 당 전원회의에서 내각 중심의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선언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경제팀 교체 의사를 내비쳤다기보다는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달 30일 신도군 농장 시찰, 1일 신의주 화장품 공장 시찰 보도에선 칭찬 위주였던 반면 이날 화학과 방직공장에서는 유독 비판 강도가 높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찰 타깃으로 정한 사업단위별로 상이한 반응을 보이며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