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3기 출범 간담회 “임대료 인상 제한-0%대 카드수수료… 자영업자 등 시민의 삶 개선에 총력 현장 시장실 가동해 시민들과 소통… ‘일자리 대장정 시즌2’ 곧 시작”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간담회를 열어 향후 4년간 집중할 시정 방향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오로지 시민 삶을 챙기는 데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한 채 간담회에서 ‘현장’과 ‘소통’을 강조했다. 대선 출마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하면서도 ‘임대료 인상 제한’과 ‘카드 수수료 0%대 인하’ 등 구체적 대책에 대해서는 “못 할 이유가 없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시민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박 시장이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자영업자 문제였다. 박 시장은 올해 안에 카드수수료를 0%대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회사에 지급하는 카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칭 ‘서울 페이’를 통해 소비자가 가맹점주에게 직접 이체하는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구상이다. 박 시장은 “0%대 수수료는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사안이며 중국에서도 하는 것을 기술 선진국인 한국에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기본적인 실천 방안으로 박 시장이 내세운 것은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실을 서울시청사에만 국한하지 않고 현장 곳곳에 시장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012년 11월 은평 뉴타운 미분양 아파트에 시장실을 설치하고 9일 동안 머문 적이 있다. 은평구를 시작으로 1년 동안 20개 자치구를 돌며 현장시장실을 운영한 것을 다시 한번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이 출근할 시장실이 어디에 설치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강남·북 균형 발전을 위해 강북에 설치하겠다는 계획만 나온 상태다.
박 시장은 일자리 확충을 위해서도 현장에서 시정을 펼칠 계획이다. 박 시장은 2015년 10월 한 달간 99개 일자리 현장을 방문해 일자리 창출 방안을 듣는 이른바 ‘일자리 대장정’을 실시했다. 전통시장의 청년창업 현장, 가족친화기업 등이 박 시장이 방문한 곳들이다. 박 시장은 일자리 대장정 시즌2를 곧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협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남북 관계 개선은 경제 성장의 돌파구가 될 거라 확신한다”며 “평양 근처에 있는 남포공단에 서울 경공업 기업들이 진출해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높은 임대료 등으로 운영이 힘든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남북 근로자 모두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박 시장은 취임 첫날 강남구청장과 서초구청장을 찾아가는 화합 행보를 계획했었다. 강남구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 등 서울시 주요 정책 시행을 거부하며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서초구는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조은희 구청장이 당선된 곳이다. 두 구청 모두 폭우와 태풍 북상에 따른 피해 대응을 이유로 만남이 힘들다는 뜻을 전해왔다. 박 시장은 “조 구청장은 특별히 챙겨서 조만간 만나겠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