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판 ‘프리즌 브레이크’
괴한들은 이날 아침 교도소 인근 비행클럽에서 총기로 조종 강사를 위협해 헬리콥터를 탈취했다. 파이드 일당은 인근 발두아즈 지역에 헬기를 착륙시킨 뒤 준비한 자동차를 타고 달아났다. 이후 다시 밴으로 갈아타고 도주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파리 북부에서 불에 탄 헬리콥터를 발견했다. 납치됐던 조종사는 무사히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드는 프랑스에서 꽤 악명이 높다. 그는 5년 전 첫 번째 탈옥으로 프랑스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2013년 북부 릴 지역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그는 교도관 4명을 인질로 삼은 뒤 교도소 문 여러 개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해 탈옥에 성공했다가 6주 만에 붙잡혔다.
파리 외곽 우범지대에서 자란 파이드는 10대 시절부터 무기 탈취에 연루된 갱단을 조직했고, 1998년 은행 강도 등의 혐의로 수감됐다. 2009년 모범수로 석방된 그는 범죄자로서 삶을 끝낸다는 내용의 자서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무장 강도를 저지르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여성 경찰관 1명이 숨졌다. 파이드는 2013년 첫 탈옥으로 지난해 항소심에서 총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파이드가 할리우드 갱스터 영화에서 범죄의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TV 쇼에 출연해 알 파치노 주연 ‘스카페이스’(1983년)와 ‘히트’(1995년) 등을 통해 범죄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 영화제에서 만난 영화 히트의 마이클 만 감독에게 “당신은 내 기술고문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위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