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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민 “첼리스트 12명의 교향곡, 기가 막힙니다”

입력 | 2018-07-03 03:00:00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 박상민 교수
첼리스트 동료-제자들과 팀 구성, 예술의전당서 ‘백조의 호수’ 등 연주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의 리더 격인 박상민 교수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첼리스트들이 모여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연주하고 싶은데 악보가 없네….’

첼리스트 박상민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 교수(50)는 멋진 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웠다. 여러 대의 첼로를 동시에 연주하면 기가 막힌데 적당한 연주곡이 없었다. 그러던 중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로 주자 12명으로 구성된 ‘베를린필 12첼리스트’를 접하고는 ‘이거다!’ 싶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2일 만난 그는 “2013년 음악계 동료 및 제자 11명과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을 만들었다”며 “매년 1, 2회씩 교향곡, 팝송, 오페라 아리아 등 레퍼토리를 확장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클래식 애호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6세에 처음 첼로를 잡은 그는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교사인 아버지는 두 아들의 음악 교육을 위해 고민 없이 미국행을 택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솔리스트로 성장하길 바랐지만 그는 오케스트라를 택했다. 줄리아드음악원 2학년이던 18세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PO)에 최연소로 입단했다.

“독주보다 서로의 음을 맞춰가는 실내악과 오케스트라에 마음이 이끌렸어요. 또 부모님과 인연이 있던 정경화 선생님을 보면서 ‘저 생활을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비행기 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연습만 하셨거든요.”

단원들의 평균 나이는 45세, 동양인은 통틀어 3명이었다. 하지만 매일이 환희의 연속이었다. 지휘계 거장 리카르도 무티, 쟁쟁한 단원들과 교류하며 음악적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8년쯤 지나 오케스트라를 그만두고 귀국해 강사 생활을 하다가 뉴욕 매네스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단원 생활을 시작해 반복되는 일상이 힘들게 느껴졌다.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 때는 그 시절이 생각난다. 그래서 지난해 서울시향 객원수석으로 잠시 무대에 섰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8일 오후 2시 열리는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 여름음악회’에서는 ‘윌리엄 텔 서곡’과 ‘라 트라비아타’ 등 오페라 아리아와 비탈리 ‘샤콘’,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김민지 서울대 교수, 김소연 한양대 겸임교수, 첼리스트 심준호 등이 함께한다. 2만∼3만 원.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