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라는 테마는 게임 시장서 일정 이상의 인기를 보장하는 흥행코드로 부각될만큼 인지도가 높다. '바이오해저드' 같은 전통의 좀비물 게임에 이어 '식물VS좀비' 같은 게임도 글로벌로 고루 인기를 얻고 있고,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도 '좀비 고등학교' 처럼 숨은 강자가 여전히 높은 매출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인디게임 분야는 어떨까. 필자는 부산인디게임페스티벌의 심사위원이기도 하고 또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이달의 G랭크의 심사위원이기도 한데, 확실히 다른 테마보다 좀비 테마의 인디 게임들이 꽤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그래서 가끔 인디 게임 중에서도 좀비 게임 리뷰를 써오곤 했는데 이전에 작성한 '전국좀비자랑' 이후에 오늘 또 '100DAY-좀비 서바이벌'(이하 100DAY)이라는 게임을 소개하게 됐다.
100DAY 타이틀 화면 / 게임동아
'100DAY'는 황폐한 도시에서 다가오는 좀비를 물리치며 하루하루 생존해야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주인공 피터는 혼자서 건물을 지키며 다가오는 좀비를 막아세우며 방어를 하는 상황에 놓여지게 되고, 100일 동안 생존을 위해 건물을 수호해야 한다.
몰려드는 좀비를 물리치는 생존게임 / 게임동아
다가오는 좀비를 잡고 얻게 되는 골드로 기본 스탯과 각종 장비들을 구입, 업그레이드 및 건물 건설을 하게 되며 또 각각의 특성을 가진 동료들을 모아 업그레이드 하여 몰려오는 수많은 강력한 좀비들을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
이 자체만 보면 이 게임은 '거지 키우기' 식의 방치형 게임과 흡사한 로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수 있다. 계속 좀비를 물리침으로써 재화를 얻고 그것으로 동료를 만들어가면서 더 강한 공격력과 버프를 얻어서 더 강력해지는 방식에, 더 강력한 적을 해치워서 더 재원을 쌓는 순환식 방치형 게임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전형적인 클리커 게임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 게임동아
하지만 이 게임을 돋보이게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게임의 개발사인 프리어스가 울산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게임의 불모지와도 같은 울산에 3명으로 구성된 인디 게임 개발사가 있다는 점이 첫 번째로 놀라웠고, 두 번째로는 이 게임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독일, 영국, 대만 등 글로벌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 놀라웠다.
또한 '100DAY'가 매달 적어도 15~20만 건의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고 현재 500만 건을 돌파했다는 점은 이 게임이 넘치는 방치형 게임 중에서도 특별한 재미가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듯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를까.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게임은 100일 동안 좀비들의 공격을 막으면 엔딩이 나온다는 점이 다르다. 이 부분은 엔딩이 나오길 좋아하는 글로벌 지역의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판단된다.
50일 후 열리는 서바이벌 모드 / 게임동아
또한 50일이 지나는 시점에서 새로운 서바이벌 모드가 열리는데, 이 서바이벌 모드에서는 방어만이 아닌 좀비가 출몰하는 건물을 부수러가는 식이어서 다른 게임과 확실히 달라진다는 점이 돋보였다. 마냥 지키기만 하고 영원히 화면 상의 점수만 올리는 다른 게임과 달리 직접 쳐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주요 흥행 포인트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프리어스 측 담당자는 흥행 비결을 "게임 제작 시 팀원들이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에 대한 열린 토론을 하며 덜어 낼 부분은 과감히 덜어내고 출시 이후에는 게이머들의 의견도 반영한 부분 인것 같다.” 라고 털어놨다. 또 "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피드백 반영,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게임성"이 글로벌 지역에서 흥행을 거뒀고, 또 페이스북, 구글 애드워즈 등의 SNS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말도 더했다.
현재 '100DAY'는 광고 수익과 내부 인앱결제 시스템을 통해 3명이 생활하는데는 문제없는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프리어스는 이 '100DAY'의 수익을 기반으로 3개월에 하나씩 신작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라이브되는 게임은 7종으로, 단 3명의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며, '100DAY'가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가고 또 다른 흥행작이 생겨나 울산 지역의 대표적인 게임사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