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이닝당 출루허용, WHIP(Walks and Hits divided by Innings Pitched)는 ‘볼넷+안타/이닝’ 이라는 매우 간단한 공식으로 투수의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기록이다.
KBO리그에서 WHIP는 공식 타이틀이 아니지만 현대야구는 평균자책점보다 WHIP의 가치를 점점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타고투저가 극심한 KBO리그에서 WHIP 1.2이하 투수는 최정상급, 1.1이하는 특급 투수의 성적이다.
두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3일까지 1.00의 WHIP를 기록 중이다. 110이닝을 던져 88안타 22볼넷을 허용했다. 앞으로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준다면 안타와 볼넷을 더한 숫자가 투구한 이닝보다 낮아져 0점대 WHIP로 진입할 수 있다. 0점대 WHIP는 최근 12년 동안 아무도 밟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2007시즌부터 세부 기록의 전산화를 완료한 프로야구 전문 통계기업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07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11년 동안 KBO리그에서 규정이닝 이상을 던진 그 어떤 투수도 0점대 WHIP를 기록하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기록은 2012년 윤석민(KIA)의 1.00, 그리고 2010년 류현진(한화)의 1.01이다.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18승 평균자책점 2.23으로 돌풍을 일으켰는데 WHIP는 1.04였다. 이후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0점대 WHIP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0점대 WHIP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던 윤석민은 2008년과 2010년에도 1.05의 WHIP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 WHIP는 외국인 투수가 모두 가장 낮은 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상위 5명이 외국인 투수다. 이미 10승고지에 오른 린드블럼은 “훌륭한 동료들 덕분에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9이닝 평균 삼진이 9.33개, 볼넷이 1.80으로 압도적인 구위와 정교한 투구로 0점대 WHIP라는 값진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