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산업단지 해안도로 2.4km, 연내 철거하고 방범용 CCTV 설치 ‘바닷가 정취’ 시민의 품에 돌려줘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남쪽 해안도로 일대 2.4㎞의 군 철책. 올해 말까지 철거된 후 시민 친수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자전거를 타고 인천 바닷가를 즐겨 달리는 이철웅 씨(43)는 군부대 철조망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는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고 답답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 연안 212km 가운데 63.6km 구간에 군부대 철책선이 설치돼 있다. 인천 도심 해안가는 흉물스러운 철조망으로 거의 다 막혀 있다. 청라국제도시 서쪽의 경우 군 철책선 길이가 15km에 이른다. 북한과 인접한 강화도와 도서지역까지 포함하면 해안을 가로막고 있는 철책선은 이보다 더 길다.
2015년부터 진행된 인천시와 군 당국 간 협의에 따라 군 철책선 일부가 본격 철거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인천시가 군부대와 적극적인 협의와 보상을 벌여 철책 철거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인천시는 남동국가산업단지 남쪽 해안도로 일대 2.4km의 철책 철거사업을 군 당국이 동의해 제거 작업을 본격화한다고 3일 밝혔다. 철책 철거 구간은 송도국제도시 바이오산업교에서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 나들목 사이다. 이달 말까지 실시 설계를 마무리한 뒤 올해 말까지 철책을 철거한다.
시는 총 63.6km 구간 중 26.88km의 철책을 걷어내고 바닷가를 개방할 방침이다. 1단계 철거 구간은 △아암물류 2단지(2곳, 5.58km) △북인천복합단지(2.22km) △남동공단 해안도로(2.4km) △영종남측방조제(6.8km) 구간이다.
2단계로 아암물류 1단지(2곳, 2.18km) △서구 로봇랜드 주변(1.75km) △소월미도(0.35km) △송도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주변(5.6km)의 군 철책을 철거한다. 시는 철책 철거 주변 지역의 개발 등을 고려해 철거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시민들은 “군 당국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철책을 조기에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는 남북 정상 간 판문점 합의 이후 남북 협력 사업이 급진전하게 되면 해안선 철책 철거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은 항구도시이지만 시민들이 바다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철책선도 문제지만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부터 남동구 소래습지생태공원에 이르는 도심 해안선을 따라 공업 지역이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12월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면서 0.7km 구간의 군 철책이 인천에서 처음으로 제거됐다. 2000년 아암도 해안공원이 조성되고 강화군 초지대교가 개통되면서 18.2km 철책선이 추가로 철거됐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