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국으로도 번지는 反난민
요르단타임스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난민에 대한 책임을 왜 인접 국가들만 져야 하느냐”란 주장이다. ‘아랍인은 모두 형제’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시리아 난민을 수용해 왔던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최근 반(反)난민 정서가 짙어지고 있다. 지리적인 조건 때문에 북아프리카와 시리아 난민들의 1차 목적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유럽의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 하지만 우리나라로는 오지 말라”며 드러냈던 반난민 분위기가 중동 국가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두 나라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자신들의 인도적인 지원 노력은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일 ‘시리아 난민을 위해 이스라엘 단체들이 옷과 캔디, 장난감 등을 모으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음식과 옷가지, 신발 수십 t이 시리아 난민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요르단타임스도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해 국경으로 향하는 요르단 사람들’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30여 대의 구호물자 트럭이 시리아 난민을 도우러 출발하기 위해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매체들은 현재 시리아군이 다라주 반군지역 여러 곳을 장악했고, 반군 조직들이 잇달아 투항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반군 규모가 3만 명에 이를 정도로 적지 않은 데다 군소 조직이 난립해 있어 정부군과 반군 간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스라엘, 요르단 등 인근 국가로 향하는 시리아 난민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엔 인권분야 대변인 리즈 트로셀은 “올해 3월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던 시리아 동(東)구타 유혈사태가 재현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