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 세 번째 방북길에 오른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와 그의 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로 예상됐던 비핵화 후속 협상이 회담 3주가 지나서야 이뤄지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방문에 이어 7, 8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지도자와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북한의 지연전술에 이어 핵 은폐설까지 제기되면서 비판론이 거세지는 시점에서 이뤄진다. 북-미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후속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차일피일 시간을 끌면서 비핵화는커녕 핵·미사일 능력을 증강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나서 ‘핵·미사일·생화학무기의 1년 내 폐기’를 압박했다. 당초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했던 폼페이오 장관이지만 북한에 ‘신속한 비핵화’를 재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북한이 순순히 응할 것 같지는 않다. 당장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라는 선물을 미국에 주는 만큼 그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 같은 단계적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할 게 뻔하다. 더욱이 북한은 그 사이 중국과의 밀착을 통해 대북제재의 뒷문까지 열게 만들었다. 이젠 북한이 오히려 배짱을 튕기는 입장에 서게 된 셈이다. 그만큼 미국의 말발은 먹히지 않을 것이고 정작 핵심 의제인 비핵화 로드맵 설정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