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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여학생 교복 논의된 까닭은

입력 | 2018-07-04 03:00:00

文대통령 “여성인권에 너무 무심… 불편한 교복 ‘수술’까지 해서 입어”
교육부에 완전자율화 검토 주문… 李총리 “脫코르셋 여성계 확산”




“여학생들이 교복을 (고치는) ‘수술’까지 해서 입더라.”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열린 국무회의 도중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교육부가 교복 완전자율화 등 개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늬만 자율화’로 운영되는 교복 의무화 관행으로 학교에서부터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 등 성 역할을 정형화하는 문제를 지적한 것.

국무회의에서 교복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여성 인권 문제를 논의하던 중 문 대통령이 “여성 인권에 대해 너무 무심하다”고 말하면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편한 여학생 교복을 개선해 달라는 청원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학교 자율로 교복을 정하지만) 이런 게 자율이냐”며 “교육부가 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탈(脫)코르셋(여성에게 강요된 미적 기준을 벗어나자는 운동)’이 여성계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역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갑자기 대통령과 총리가 교복 문제로 질문을 퍼붓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로운 교육감들과 협의해 점검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은 ‘홍익대 몰카 사건’이 여성에 대한 편파 수사라는 여성계 일각의 비판에 대해 “편파 수사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들의 문제의식은 몰래카메라 범죄나 유포에 대한 사회적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은 명예훼손 하나만 가지고도 한 신문사가 문을 닫는 정도의 엄중한 벌을 내린다”며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수치심, 명예심에 대해서 특별히 존중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줘야 원한 같은 것이 풀리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시행령 개정으로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예우가 바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문제와 관련해 “국가가 이제야 도리를 다하는 셈”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유족들을 특별히 초청해 국가의 예우가 늦어진 데 대해서 사과 말씀도 드리고, 이제 우리 정부가 책임을 다하게 되었다는 뜻도 꼭 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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