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대법관 후보자 이색 사연 초등생때 부모 잃고 24세 사시합격… 남편 한의대 학비 벌려 법원 떠나 한의사 되자 변호사 그만두고 복직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후보자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한다. 집안에선 오빠가 실질적으로 ‘가장’ 역할을 했다. 형편이 어려워 사법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자취방이나 하숙집에 머무는 대신 이화여대 사법고시반 기숙사에 살면서 공부를 했다. 그럼에도 만 24세이던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이화여대 출신 첫 대법관을 앞두고 있다.
잠시 법관 생활을 접고 변호사로 일했던 것은 남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였다. 노 후보자는 1990년 춘천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지만 199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한의대에 다니는 남편의 학비를 대야 했기 때문이었다. ‘외벌이’로 일하면서 두 딸을 키우기도 했다. 노 후보자는 남편이 한의사로 활동하자 2001년 재임용돼 인천지법에서 다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 기준 노 후보자의 재산은 6억657만3000원이었다. 대법관 후보자 3명 중 가장 적은 것은 물론이고 올해 재산 공개 때 법조계 고위직 평균 재산(22억9200여만 원)의 30%에 불과하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