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재개 K리그 미디어데이… 문선민 “이마 많이 알아보더라” 이용 “공격 때 세밀한 패스 미흡”
“(패스였나, 슛이었나?) 연락 오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한 번씩 하는 질문이다. 심지어 (손)흥민이조차 ‘공이 너무 길게 간 거 보니 슛 아닌가’라고 장난을 치는데 당연히 패스다. 하하.”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 주세종(28·아산)은 웃음 띤 얼굴로 답하면서도 목에 힘을 주고 “패스였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인생 패스로 기억될 그 순간을 ‘슛터링(슛+센터링)’으로 평가 절하하고 싶진 않았으리라.
7일 프로축구 K리그 재개를 앞두고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주세종을 비롯해 문선민(26·인천), 이용(32·전북), 윤영선(30·성남) 등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꺾는 데 맹활약한 4명의 K리그 선수가 참석해 월드컵 뒷이야기와 K리그 재개를 앞둔 각오 등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쏟아냈다.
주세종이 뽑은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독일과의 조별리그 F조 3차전 후반 추가시간. 0-1로 뒤진 상황에 다급해진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하프라인을 넘어왔고, 주세종은 그의 볼을 빼앗아 독일의 빈 골대 앞으로 긴 패스를 보내 손흥민의 득점을 도왔다. 주세종은 “은퇴할 때까지 골키퍼의 공을 빼앗아 어시스트하는 순간은 안 올 것 같다. 그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소속 팀(아산)에 돌아가서도 동료들에게 자랑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월드컵 경기 당시 환경에 대해 주세종은 “앉았다 일어서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날씨가 더웠다”고 설명했다.
문선민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상대 문전에서 ‘새가슴’이 되었던 독일전이다.
후반 21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노이어와 일대일로 맞섰던 상황에서 문선민은 왼발로 한 번 접으려다 달려오던 수비에게 막혀 슈팅 기회를 날렸다. “진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왜 안 때렸을까’ 하는 아쉬움에 잠도 못 잤다. 온라인에서도 ‘문선민 종이접기 하냐’란 비판이 많았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도록 K리그 경기장에서 보여줘야겠다는 다짐뿐이다.”
5월 20일 14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휴식기를 가진 K리그1은 7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전 경기를 소화했던 이용은 “월드컵에서 우리가 볼을 빼앗았을 때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패스해야 하는데 그런 세밀한 부분이 아쉬웠다. 한국 축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며 “K리그에서도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월드컵의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독일전에 한국의 주전 수비수(중앙)로 뛰었던 윤영선은 “현재 제 소속팀 성남이 2부 리그(K리그2)로 떨어졌는데 오히려 K리그1에서보다 속도가 빠르고 쉴 틈이 없어 더 힘든 것 같다”며 “관중이 실망하지 않게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재밌게 풀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