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선수 머리염색도 허사… 브라질전 무득점도 못끊어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미겔 라윤, 카를로스 살세도 등 멕시코 주축 선수들은 3일 브라질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 하얗게 염색한 머리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5번째 경기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5번째 경기의 저주는 멕시코의 ‘16강 탈락 징크스’와 관련이 있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6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1경기 등 매번 4경기를 마친 후 5번째 경기를 앞두고 짐을 쌌다.
멕시코 선수들의 염색은 5번째 경기를 치를 수 있는 8강전 진출 의지를 표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멕시코는 후반에만 2골을 내주며 0-2로 패했다. 7회 연속 16강 탈락이다. 1994년 불가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1998년 독일(1-2 패), 2002년 미국(0-2 패), 2006년과 2010년 아르헨티나(1-2 패, 1-3 패), 2014년 네덜란드(1-2 패)의 희생양이 됐다. 2006년과 2010년에는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을 허용해 아쉽게 졌다.
올해도 대회 전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2016 코파 아메리카컵 8강에서 칠레에 0-7 참패를 당한 뒤 경질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살아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감독에게 이렇게 큰 부담을 주는 나라는 한 군데도 없다”고 호소했다. 멕시코 감독은 최근 12년간 12명의 감독이 거쳐 갔을 정도로 혹독한 자리다.
이외에도 이번 대회에선 각종 징크스가 생명을 연장했다. ‘우승팀 징크스’에 시달린 독일은 한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전 대회 우승팀의 조별리그 탈락은 3대회 연속이다. 또 다른 우승 후보 스페인은 또 한 번 ‘개최국 징크스’에 무너졌다. 스페인은 개최국 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월드컵에서 개최국을 상대로 4전 전패를 당했다. 조별리그 2패 후 최종 3차전을 승리하는 늦바람 징크스를 갖고 있는 폴란드는 2연패 후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