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침내 잉글랜드가 승부차기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4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이겨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3번이나 패했던 과거의 아픔을 달랬다.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은 이번 승부차기를 계기로 죽음의 룰렛에서 필승하기 위한 5대 원칙을 소개했다.
첫 번째 승리원칙은 먼저 차라는 것. 이미 수많은 승부차기 결과에서 효능성은 드러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부차기 순서를 ABAB 방식에서 ABBA 방식으로 바꾸려는 것도 먼저 차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통계 결과를 알기 때문이다. 최근 15번의 월드컵 승부차기에서도 선축 팀이 12번이나 승리했다.
두 번째 승리원칙은 스트라이커가 다른 포지션보다는 승부차기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 더 선은 공격수의 승부차기 성공률이 79%지만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성공률은 각각 69%, 65%로 떨어진다고 했다.
네 번째 원칙은 4번째 키커로 가장 멘탈이 강한 선수를 투입하라는 것. 이는 4번째 승부차기 키커의 실패비율이 26%로 가장 높다는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마지막 원칙은 높게 차라는 것. 골대를 위아래로 3등분 했을 때 크로스바와 가장 가까운 윗부분으로 찼을 경우 성공확률은 100%로 높았지만 가운데는 72%, 아랫부분은 69%로 나온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 콜롬비아와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결과는 5대 원칙과 다른 부분도 많았다. 우선 선축한 콜롬비아는 3명의 키커가 먼저 골을 넣고도 역전패 당했다. 선축팀 필승 방정식이 틀렸다. 반면 4번째 키커의 멘탈대결에서는 승리원칙이 맞았다. 콜롬비아는 마테우스 우리베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유리한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콜롬비아 5번째 키커 카를로스 바카의 슛은 골대를 상중하로 나눴을 때 가운데였다. 잉글랜드 마지막 주자 에릭 다이어의 슛은 그라운드로 깔리는 슛이었다. 더 낮은 성공확률이었지만 잉글랜드가 웃었다. 그래서 축구는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는 경기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