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식 본부장 직무대리 사의 표명… 주요 부서장 6자리중 4곳이 공석 본부장 공모도 잡음 끊이지 않고 정원 32명 부족 등 인력 이탈 심각 직원 사기 바닥에 운용 차질 우려
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조 실장은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낙하산 인사 논란 등으로 사퇴한 뒤 국민연금 운용을 전담하는 기금운용본부를 이끌어 왔다.
조 실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거나 내부고발을 한 직원들을 질타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내부 인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 측은 “검찰 조사 등의 과정에서 선후배끼리 책임을 전가하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 보이자 조 실장이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직원들을 나무랐다가 경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과 해외증권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등 4명의 고위직 자리를 비워둔 채 기금을 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CIO 최종 후보자 인사검증만 두 달 넘게 진행한 끝에 최근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최종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청와대의 응모 권유를 받았지만 불명확한 이유로 탈락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능력은 탁월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임명하기에) 힘든 부분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코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운용 인력 이탈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현재 정원 274명 중 32명이 빈자리로 남아있다.
조직 안팎의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 조직인데, 기존 투자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업무에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