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객차 내부 어록 도배… ‘시진핑 사상 지하철’까지 등장

입력 | 2018-07-05 03:00:00

中 창춘시 ‘신시대호’ 운행… 마오쩌둥처럼 개인숭배 강화




중국 지린성 창춘시의 지하철 내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과 정치 구호가 적혀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으로 내부가 도배된 이른바 ‘시진핑 사상 지하철’이 중국에 등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 동북3성의 하나인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는 중국 공산당 창당 97주년 기념일인 1일부터 객실 내부 전체를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바탕에 시 주석의 어록과 정치 구호로 가득 채운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다. 이름은 ‘신시대호’다. 시 주석의 집권 2기 사상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서 따온 것이다.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새기자” 등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전후해 중국 전역에 선전되고 있는 어록과 구호들이 포함됐다. 창춘시 정부는 “‘시진핑 사상을 집약해 놓은 정신적 매뉴얼’이라고 밝혔다”고 SCMP가 전했다.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당정군을 장악한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강화되는 흐름의 하나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시기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내는 것) 생활을 한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량자허(梁家河)촌에 ‘홍색(혁명) 여행’ 선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공산당 창당 97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이곳을 찾는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지난해보다 여행객 수가 2, 3배 증가했는데 10, 20대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말부터 시 주석의 하방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량자허’를 방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이후 사라졌던 개인숭배가 시 주석 시대에 부활했다고 지적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